국가대표 출신 축구선수 유상철이 한 쪽 눈을 오래 전에 실명한 사실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유상철은 8일 방송한 SBS '강심장'에 출연해 "왼쪽 눈의 시력을 오래전에 잃었다. 차 안에 서리가 끼면 지나가는 사람의 실루엣만 보이고 누구인지 모르는 것처럼 보이는 상태"라고 고백했다.
그는 "이 사실은 그동안 팀에서 함께 뛴 선수들도, 2002년 월드컵 때 히딩크 감독도 모른다. 지금 처음 말하는 사실"이라며 2002 월드컵 때 폴란드 전에서 넣은 강슛도 실명한 상태에서 넣은 골임을 전했다.
골문으로 공을 갖고 질주할 때 왼쪽에 누군가 있지만 우리팀인지, 다른 팀인지 알 수 없고, 한명 인지 두 명인지도 구별되지 않아 무조건 자신이 끝까지 골을 차 넣었다는 것.
그러다 골이 실패한 뒤 왼쪽을 다시 보면 다른 선수 마크 없이 더 좋은 위치에 있던 우리팀 선수가 자신의 패스를 기다리고 있었던 사실을 알게되었을 때 큰 자책감이 밀려왔다고.
"선수 생활에 위기를 느끼면서 어머니에게 털어놓을 수 밖에 없었다"는 유상철은 "조용히 듣던 어머니가 '당신의 눈을 주신다'는 말씀을 하셨을 때 정말 화가 났다"고 말하며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
이후 "단점을 보완하는 길은 연습 뿐"이라는 생각으로 "매달아 놓아 흔들리는 공을 헤딩으로 매일 수 시간 연습하면서 왼쪽 눈의 공백을 채워왔다"고 덧붙였다.
[동아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