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강제병합 100년, 양국관계는…동아일보-아사히 공동여론조사[日의 과거사 사죄는]韓 97%-日 30% “불충분”일본인 55% “충분” 응답 [일왕의 한국 방문]韓 59% 찬성-31% 부정적학생-20대이하 찬성 많아
○ 과거사 문제를 둘러싼 양국의 갈등
‘일본의 식민지 지배를 포함해 과거사 문제가 해결되었다고 보는지’를 묻는 질문에 한국인은 94.2%가 ‘해결되지 않았다’고 답해 ‘해결됐다’는 응답(3.5%)을 압도했다. 이는 성별 연령 학력에 상관없이 일관되게 같은 경향을 보였다. 현재 한일 관계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사람들도 과거사 문제에 대해서는 89.9%가 해결되지 않은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일본인은 52%가 ‘해결되지 않았다’, 39%가 ‘이미 해결됐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일본인의 응답은 식민지 지배에 대한 책임에 부담을 느낄 필요가 없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5년 전 30%로 나타났던 ‘이미 해결됐다’는 응답이 이번 조사에서 9%포인트 늘어났다. 2000년 조사에서도 일본인의 31.3%가 이미 해결됐다는 반응을 보였다. ‘해결되지 않았다’는 응답은 5년 전 60%에서 52%로 8%포인트 줄었다.
○ ‘일본의 사죄’에 대한 엇갈린 평가
‘한일강제병합과 한반도 식민지 지배에 대해 일본이 충분히 사죄했는가’라는 설문에서 ‘그렇다’고 대답한 한국인은 1.2%에 불과했으나 ‘그렇다’고 대답한 일본인은 55%였다. 일본인의 절반 이상이 ‘식민지배에 대해 지금까지의 사죄로도 충분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 셈이다. ‘사죄가 불충분하다’고 응답한 한국인은 96.5%, 일본인은 30%로 나타났다. 식민 지배에 대한 일본의 책임 있는 태도를 바라는 한국인의 요구가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일본은 “통절한 반성의 뜻을 표하며, 진심으로 사죄의 마음을 표명한다”는 1995년 무라야마 도미이치 전 총리의 담화를 계승하고 있다고 말해 왔으나 이 담화는 병합 과정의 불법성 등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은 한계를 지니고 있다. 게다가 조선이 청이나 러시아의 속국이 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강제병합을 선택했다는 이시하라 신타로 일본 도쿄지사의 발언 등이 끊이지 않으면서 한국인들을 자극하고 있다.
과거사 문제에 대한 인식의 차이는 식민지 피해 보상에 대한 문제에도 그대로 연결된다. ‘일본이 식민지 피해자 보상 문제를 재검토해야 하는가’라는 설문에서 한국인의 89.3%는 ‘그렇다’고 응답한 반면 일본인은 30%만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재검토가 필요하지 않다는 의견은 한국인은 7.5%였고 일본인은 57%였다. 한국인은 ‘과거사 문제가 해결되지도 않고 사죄도 충분치 않으니 피해 보상도 재검토돼야 한다’고 말하는 반면 일본은 ‘과거사는 일정 부분 해결됐고 사죄도 한 만큼 피해 보상을 재검토할 이유가 없다’는 주장이 확산되고 있다.
○ 일왕 방문에는 유연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