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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전!월드컵]‘개최 대륙서 우승팀’ 이번에는 과연?

입력 | 2010-06-11 03:00:00


월드컵 역사를 보면 4강까지는 의외의 팀이 돌풍을 일으키며 올라가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2002년 한일 월드컵의 대한민국, 1998년 프랑스 월드컵의 크로아티아, 1994년 미국 월드컵의 불가리아 등이 깜짝 4강 신화를 이뤘다. 하지만 기적은 거기까지였다. 신은 월드컵 결승에는 오랜 세월을 준비한 최강팀만을 허락했다. 결승 진출이 그러할진대 우승은 어떠하랴.

꿈의 무대 월드컵 우승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영광이다. 요한 크루이프(네덜란드), 미셸 플라티니(프랑스) 등은 세계 최고라는 찬사가 아깝지 않은 선수들이었지만 월드컵 우승 문턱에서 좌절했다. 지금까지 월드컵 우승을 경험한 국가는 7개 국가뿐이다. 브라질이 5회, 이탈리아가 4회, 독일이 3회, 아르헨티나와 우루과이가 각각 2회, 잉글랜드와 프랑스가 1회 영광을 차지했다.

우승 횟수에서 보듯 브라질은 월드컵 사상 가장 위대한 팀이다. 브라질은 1930년 1회 우루과이 대회 때부터 2010년 남아공 월드컵까지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월드컵에 참가한 유일한 국가다. 브라질은 1958년과 1962년 2회 연속 우승을 차지하고 1970년 다시 정상에 오르며 초대 우승컵인 줄리메컵을 영원히 소유한 국가가 됐다. 당시 브라질엔 축구 황제 펠레가 있었다. 브라질은 1994년 미국 월드컵에서 골잡이 호마리우를 앞세워 최초로 4회 우승의 위업을 세웠고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는 호나우두가 골 폭풍을 몰아치며 다섯 번째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1934년과 1938년 월드컵 정상에 선 이탈리아는 1982년 스페인 월드컵에서 득점왕 파울로 로시의 활약으로 세 번째 우승컵을 안았다. 그리고 2006년 미드필더와 수비진의 강한 압박을 바탕으로 결승까지 진출해 프랑스를 승부차기 끝에 물리쳤다.

월드컵은 개최국의 이점이 극명한 대회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개최국이 조별 리그를 통과하지 못한 경우는 한 번도 없었다. 잉글랜드(1966년)와 프랑스(1998년)가 유일하게 우승을 했을 때도 모두 자국에서 월드컵을 열었을 때다. 네덜란드는 준우승만 두 번 했는데 두 번 모두 개최국 독일(1974년·당시 서독)과 아르헨티나(1978년)에 무릎을 꿇었다.

월드컵 개최 대륙에서 우승팀이 나온다는 전통도 쉽게 깨지지 않고 있다. 1994년 미국, 2002년 한국과 일본(공동 개최)까지 포함하면 개최 국가는 ‘유럽 vs 비유럽’으로 나눠볼 수 있다. 지금까지 유럽이 월드컵을 개최하면 유럽 국가가, 남미 등 비유럽 국가가 월드컵을 열면 남미 국가가 우승컵을 차지했다. 예외는 딱 한 번, 1958년 스웨덴 월드컵에서 우승한 브라질뿐이다.

이번 남아공 월드컵 우승팀을 놓고 예측이 분분한 또 하나의 이유가 여기에 있다. 비유럽 대륙에서 열리기 때문에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의 확률이 높아 보인다. 하지만 월드컵을 처음 여는 아프리카는 시간대가 유럽과 비슷하고 유럽의 문화적 영향을 많이 받은 곳이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