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와 미디어. 둘은 찰떡같은 호흡을 자랑하는 관계다.
4년마다 한 번씩 전 세계를 열광시키는 월드컵도 예외가 아니다. 엄청난 시청률과 광고 등 따르는 효과가 상상을 초월하기 때문에 월드컵 중계권을 따기 위한 각 방송사들의 경쟁도 점차 치열해지고 있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액수에도 불구, ‘소리 없는 전쟁’은 가열되고 있을 뿐, 안정을 찾지 못하는 게 사실이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2010남아공월드컵 중계권료가 27억 달러(약 3조4000억원)라고 발표했다. 2년 전 베이징 하계올림픽 중계권료가 17억3000만 달러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단일 종목 대회치고는 엄청난 규모가 아닐 수 없다.
이번 월드컵 중계권료는 2006독일월드컵에 비해 30%% 가량 인상됐다. 당시는 20억 달러(2조5000억원)였다.
월드컵 중계권료가 이처럼 폭등한 것은 2개 대회 패키지 판매방식이 등장했던 2002한일월드컵 때부터다. 2001년 FIFA는 독일 ‘키르히미디어’ 그룹에 2002년과 2006년 대회 중계권을 28억 스위스프랑(2조2000억원)에 양도했다. 한국은 2001년 당시 KBS SBS MBC 코리아 풀(한국방송단)이 키르히미디어에 800억원을 지불(일본은 211억 엔·한화 2100억원)하며 중계권을 땄다.
이후 키르히미디어는 2002년 4월 갑작스레 파산해 축구 팬들이 월드컵을 시청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위기론을 증폭시키기도 했으나 FIFA는 아이러니하게도 그 때부터 ‘조’ 단위의 중계권료를 벌어들이고 있다.
FIFA의 월드컵 중계권료는 90이탈리아월드컵 때 800억 원, 94미국월드컵에선 980억원에 달했다. 98프랑스월드컵은 1200억원이었다. 2002년은 1조1400억원대.
○ 수익성은 미지수
SBS는 2014년 대회까지 독점 중계권을 갖고 있다. 시청자들의 볼 권리와 채널 선택권이 박탈됐다는 지적, 이른바 보편적 시청권이 침해된다는 우려가 나왔지만 세계적으로도 동일 대회를 모든 방송사가 동시 중계하는 것은 오히려 낭비라는 지적이 함께 나왔던 것도 사실이다.
남북 동반진출과 한국의 조별예선 2경기가 황금시간대에 열린다는 점 등 여러 가지 프리미엄을 감안해 SBS는 자신하고 있으나 수익성에 대한 의문은 남는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