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곳곳에서 환경을 생각하는 소비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국제 환경단체 그린피스 회원들이 5월 2일 독일에서 열린 세계 환경장관 기후회의에서 미국, 독일 등의 환경정책에 항의하는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 소비의 대전환 / 월드워치연구소 엮음·오수길 곽병훈 정용일 이은숙 옮김 / 448면·1만9800원·환경재단 도요새
작년 12월 코펜하겐 기후정상회의는 환경문제에 대한 관심을 크게 불러일으켰으나 성공적인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선진국과 개도국 간의 의견차로 간신히 파국을 모면하고 가까스로 협약에 합의한 정도였다. 환경문제가 세계 정상들이 논의하는 의제로 격상되었고 실질적으로 경제와 생활에 영향을 끼치는 문제로 다가왔다는 점은 인정할 수 있지만 각국 정상이 모인 회의에서 환경문제를 합의하는 데는 실패한 것이다.
코펜하겐 협약은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온 상승을 섭씨 2도 이내로 억제하고 선진국과 개도국이 이산화탄소 오염을 줄이기 위해 공동 대응하며, 기후 변화에 취약한 빈곤국들에 2012년까지 연간 300억 달러, 2020년까지 1000억 달러를 제공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그러나 협약에 서명한 나라가 3분의 2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월드워치연구소는 환경운동가인 레스터 브라운이 1974년 록펠러 재단의 후원으로 설립했다. 지구적 차원의 환경위협에 대해 대중의 인식을 높여 새로운 환경정책과 변화를 이끌어낸다는 지향점을 갖고 출발했다. 이 보고서는 지속가능한 사회를 이루기 위해 물 토지 에너지 등 지구 자원의 변화를 살피고 정부 기업 시민사회의 대응 노력을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은 여러 분야에서 일어나고 있는 소비문화의 변화를 보여준다. 출산 문제부터 교육 농업 기업 문화에 이르기까지 현장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지를 소개한다. 아직 이런 움직임이 주류는 아니다. 중심보다는 주변에서, 아직 맹아의 단계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굳이 소개하는 데서 일정한 의도를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소비는 시민들의 욕망의 변화를 반영한다고 한다. 사회 변화를 이끌어가는 저류의 근본적인 변화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소비의 문화를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가. 저자들은 이미 소비의 대전환이 시작됐다고 본다. 이 책은 그 변화의 첨단을 보여주려고 애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