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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연속 7회 진출국 관록이 그리스 압도했다”

입력 | 2010-06-12 23:12:35


기동력, 경기 운영능력, '캡틴'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노련미. 그리스 전 완승의 요인은 다음과 같은 3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전체적으로 완벽하게 우위를 가졌던 경기다. 우리 선수들이 키는 크지만 기동력이 떨어지는 그리스 선수들보다 워낙 빠르다보니 한두 명을 따돌리는 데 문제가 없을 정도로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다.

골을 넣지는 못했지만 박주영(모나코)의 움직임이 눈에 띄었다. 박주영이 왼쪽으로 움직일 때 박지성과 염기훈(수원)이 오른쪽으로 빠져 들어가는 전술이 빛났다. 전반 7분에 터진 이정수의 첫 골도 앞쪽에 있던 박주영이 수비수들과 함께 공중으로 떠올랐기에 나올 수 있었다. 허정무 감독이 상대 전술을 치밀하게 분석하고 대응한 것 같다.

개인 역량에 있어서도 한국 선수들이 그리스를 압도했다. 한국은 월드컵에 7번 연속 진출하면서 쌓은 경험과 실력을 이번에 여실 없이 보여줬다. 반면 그리스는 오랜만에 월드컵에 나와 적응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컨디션도 정상이 아니었던 것 같다. 중앙 수비수 키르기아코스(리버풀)가 출전하지 못함께 따라 수비의 조합이 완벽하지 못했다. 이정수(가시마)의 첫 골도 수비 조합의 실수가 우리에게 행운으로 돌아온 결과다.

박지성의 활약은 아무리 칭찬해도 모자랄 것 같다. 공격과 수비를 오가며 쉼 없이 뛰어다니면서 공격과 수비의 선봉장 노릇을 톡톡히 했다. 후반 7분에 그리스 수비스 2명과 골키퍼까지 제치고 터뜨린 슛은 큰 무대에서 풍부한 경험을 했기 때문에 나올 수 있는 플레이였다. 골로 연결되지는 못했지만 전반 28분 박주영을 향해 찔러준 긴 스루 패스도 넓은 시야가 돋보였다.

선수 교체 타이밍도 적절했다. 경험 많은 김남일(톰 톰스크)의 투입은 후반 기동력이 떨어져가는 미드필더에 안정감을 더해줬다. 이승렬(서울)과 김재성(포항)은 시간이 부족했지만 좋은 경험을 쌓은 것으로 생각된다. 이날 완승으로 한국 대표팀은 이후 경기에서도 더 완벽한 경기력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강신우 MBC 축구해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