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독일 월드컵. 한국은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G조 조별 리그 첫 경기에서 토고를 2-1로 꺾고 원정 대회 첫 승리를 거뒀다. 3시간 뒤 슈투트가르트에서 끝난 같은 조 프랑스와 스위스 경기는 0-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이 무승부는 한국의 16강 진출을 무산시킨 결정적인 이유가 됐다.
4년이 흘러 남아공 월드컵. 한국은 12일 포트엘리자베스에서 B조 첫 상대 그리스를 2-0으로 꺾었다. 잠시 뒤 요하네스버그에서 아르헨티나는 나이지리아를 1-0으로 눌렀다. B조 4개국의 첫 경기 결과는 한국에게 고무적이다. 한국은 승점 3을 챙긴 데다 골 득실은 +2가 됐다. 아르헨티나도 승점 3을 얻었지만 골 득실에서는 한국에 뒤진다. 무엇보다 그리스 전력이 B조 최하위라는 것을 확인한 상황에서 한국과 조 2위를 놓고 다툴 나이지리아가 졌다는 것은 한국의 16강 진출 가능성을 한층 높여준다.
32개 팀이 출전하기 시작한 1998년 프랑스 대회 이후 16강 진출을 위한 안정적인 승점은 5점이다. 승점은 이기면 3점, 비기면 1점을 얻는다. 조별리그 1, 2, 3위가 모두 1승 2무로 같고 4위가 3패를 기록할 경우 5점을 따고도 탈락할 수가 있지만 아직까지 1승 2무(승점 5점) 이상의 성적을 거두고 16강에서 떨어진 경우는 없었다.
한국이 남은 2경기에서 승점 2점 이상을 얻으면 16강 진출은 확정적이다. 4년 전과 똑같이 1점을 얻는 데 그치더라도 그때보다는 가능성이 훨씬 높다. 출발이 좋다.
이승건기자 w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