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지자'에 격분해 내연녀 8세 아들까지 살해
내연관계의 남녀가 장애인 남편을 죽이고 사고로 가장했다가 뒤늦게 덜미를 잡혔다. 남자는 애인이 변심하자 앙갚음하려 그 아들까지 살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성북경찰서는 내연녀의 남편과 아들을 잇달아 살해한 혐의(방화 살인 등)로 김모 씨(39)의 구속영장을 13일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와 이모 씨(49·여)는 2008년 10월경 노래방에서 우연히 만나 내연관계를 시작했다. 가정이 있던 이 씨는 1년 가량 뒤 김 씨에게 "뇌병변 장애를 앓는 남편이 남자 구실도 못하고 귀찮다. 남편을 죽여 달라"고 여러 차례 부탁했다.
김 씨는 장 씨 사망 이후 이 씨가 헤어지자고 하자 보복을 하기 위해 8일 이 씨의 아들 장모 군(8)을 동소문동의 한 여관으로 데려가 목 졸라 살해했다. 경찰 관계자는 "김 씨가 장 군을 죽이면 이 씨도 따라 죽을 것 같다는 망상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경찰 조사에서 이 씨는 "남편의 살해를 김 씨와 공모하지 않았다"고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