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 “고뇌 느껴져”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인 김무성 원내대표(왼쪽)가 14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김경제 기자
정권 후반기 ‘역동성 수혈’
인사 방향 사전예고 이례적
대폭 교체 전망속 개편 가속도
이명박 대통령이 14일 라디오연설에서 청와대와 내각 시스템 개편 및 진용 정비를 ‘사전 예고’한 것은 평소 이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에 비춰 이례적이다. 이 대통령은 국면전환용 개각을 하지 않는 스타일이며 인사를 사전에 예고한 전례도 없기 때문이다. 인적개편의 시기나 폭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정권 출범 초 ‘조각(組閣)’을 준비할 때의 자세로 돌아가 새로운 진용 구축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 이 대통령은 집권 후반기 국정 운영에 역동성을 불어넣는다는 차원에서 청와대와 내각에 40대 중반에서 50대 초반의 인재를 상당 부분 포진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방선거 후 정치권에서 불고 있는 세대교체 바람과도 일맥상통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대통령이 “지금이 여당도 변화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시대를 주도하는 젊고 활력 있는 정당으로 변모할 수 있도록 지혜와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한 것도 같은 차원이다.
그런 맥락에서 청와대 참모진과 내각 개편이 상당히 큰 폭으로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청와대 개편 시기에 대해 “빨라질 것이다. 이르면 이 대통령의 해외 순방(26일∼7월 3일) 이전에 이뤄질 수도 있으며 늦어도 순방을 다녀온 뒤에는 단행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전당대회(7월 10∼14일) 전에는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다만 이 대통령은 정정길 대통령실장의 후임 인선부터 마무리 지은 뒤 신임 실장과의 협의를 거쳐 청와대 참모진에 대한 인사를 단행하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드러나지 않게 청와대 업무를 꼼꼼히 챙기고 대통령을 보좌해 온 정 실장 스타일의 후임자를 인선할지, 전임 류우익 실장과 같은 ‘장악형’을 선택할지, 국회와의 소통을 감안한 ‘정무형’을 선택할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한편 한나라당과의 관계 및 인적 교류, 국회 인사청문회 등을 고려해야 하는 개각은 시간이 걸린다는 점에서 7·28 재·보선 이후에 이뤄질 공산이 크다. 정권 출범 초부터 임기를 함께 시작한 이른바 ‘장수장관’을 포함한 중폭 이상의 개각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정운찬 국무총리의 교체 여부는 개각 콘셉트와 세종시 수정안의 국회 처리 여부 등과 연동돼 있다.
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