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회화 선구자 김환기 화백의 고향
김환기. 동아일보 자료 사진
주변 폐가, 창작스튜디오로
한국 근대회화의 선구자인 김환기 화백(1913∼1974)의 고향인 전남 신안군 안좌도가 문화예술촌으로 탈바꿈한다. 신안군은 문화체육관광부의 ‘2010 마을 미술프로젝트’ 우리 동네 문화소동 부문에 선정돼 올해 말까지 안좌도 읍동마을을 문화예술이 흘러넘치는 마을로 가꿀 계획이라고 14일 밝혔다.
이 프로젝트는 김 화백의 생가를 전시 공간으로 활용하고 주변 폐가를 고쳐 예술창작 스튜디오와 공부방으로 만드는 사업이다. 시계탑 구조물에 읍동마을 주민 얼굴을 모자이크로 제작하는 ‘불멸의 탑’을 조성하고 각 가정에 김 화백의 이미지를 형상화한 아름다운 우체통을 만들어 달아주기로 했다.
김 화백의 예술혼을 기리는 추모사업도 활발하다. 신안군은 지난해 11월 김 화백 부부의 유해를 고향으로 옮기기로 김 화백의 아들인 환기재단 김화영 이사장(55)과 협약했다.
1974년 뇌출혈로 별세한 김 화백의 유해는 미국 뉴욕 시립공동묘지에 부인과 함께 안치돼 있다. 신안군은 2013년 읍동마을에 문을 여는 ‘김환기미술관’ 터에 김 화백 부부의 묘소를 마련할 계획이다. 미술관은 79억 원을 들여 전시실과 교육관, 테마조각공원, 창작스튜디오 등을 지을 예정이다. 그의 탄생 100주년인 7월 25일 미술관 개관식을 갖고 김환기 국제예술축제를 열 계획이다. 오남석 신안군 김환기선양사업담당은 “한국을 대표하는 서양화가인 김 화백의 예술세계를 보여주기 위해 매년 국제미술대전과 심포지엄 등을 열고 있다”며 “미술관이 문을 열면 안좌도가 예술의 섬으로 각광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화백은 일본 니혼대 미술과를 졸업하고 귀국해 모더니즘 계보를 형성했다. 서울대와 홍익대에서 후진을 양성하고 1963년 상파울루 비엔날레에 한국 대표로 참가했다. 미국 뉴욕에 정착해 작고할 때까지 한국적 정서를 양식화한 예술세계를 펼쳐 보였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