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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불라니 잡자” 멕시코, 미식축구공으로 연습

입력 | 2010-06-16 03:00:00


남아공 월드컵 공인구 자불라니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4일 독일이 더반에서 열린 조별리그 D조 첫 경기에서 호주를 4-0으로 완파하면서 자불라니에 대한 의심의 강도도 커지고 있다. 독일에 본사를 둔 아디다스가 만든 공인 만큼 독일에 이롭게 작용하고 있다는 것. 11경기를 치른 15일 오전 현재 경기당 1.63골의 극심한 골 가뭄 현상이 계속되는 가운데 3골 이상 넣은 팀은 독일이 유일하다.

슬로베니아와 알제리 선수들은 13일 경기를 마친 뒤 “자불라니는 너무 빨리 뜨고 원하는 방향으로 공을 보내기 힘들다”며 이번 대회에서 골이 안 터지는 원인 중 하나가 자불라니라고 비판했다.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 네덜란드 베르트 판마르베이크 감독도 자불라니 비판에 입을 모았다.

특히 중거리 킥에서 거리 조절이 어렵다는 게 공통된 지적이다. 그래서 프리킥은 골대를 넘어가기 일쑤고 코너킥이나 크로스도 반대편으로 너무 멀리 날아간다는 것. 골키퍼들에게도 자불라니는 공포의 대상이다. 잉글랜드의 골키퍼 로버트 그린이 미국전에서 중거리 슛을 막았다가 뒤로 빠뜨리는 바람에 동점을 허용한 것도 자불라니의 악명을 높였다.

이런 가운데 멕시코는 14일 골키퍼 훈련에 미식축구공을 사용해 화제가 됐다. 변화무쌍한 자불라니를 잡으려면 어디로 튈지 전혀 예측할 수 없는 미식축구공으로 연습해야 할 정도라는 의미로 읽히기 때문이다.

잉글랜드 수비수 제이미 캐러거는 독일이 프로축구 분데스리가에서 2월부터 자불라니를 리그 공인구로 사용해 적응기간이 길었던 만큼 이번 대회에서 큰 이점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아디다스 측은 자불라니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주장한다. 올리버 브뤼겐 대변인은 “지난해 12월 4일부터 국제경기에 자불라니가 쓰였는데 불만이 한 번도 없었다, 독일은 자불라니를 갖고도 환상적이고 아름다운 축구를 하지 않았냐”고 반박했다.

자불리니는 월드컵 공인구 사상 처음으로 손으로 바느질을 하지 않은 공이며 이전보다 훨씬 적은 8개의 패널을 사용해 가장 완벽한 구체를 실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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