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직 펀드매니저만 뽑아 장기투자 집중”
사진 제공 신영자산운용
증권가에서 ‘가치투자’를 표방하는 몇 안 되는 곳 중 하나인 신영자산운용의 이상진 신임 사장(사진)이 증권업계 풍토에 대해 쓴소리를 던졌다. 그는 최근 기자와 만나 “모든 운용사가 ‘장기투자’를 내세우지만 단기성과에 따라 매니저를 교체하기 일쑤인 현재의 풍토에서는 장기투자를 할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단기성과로 매니저 바꾸면 3~5년 내다보는 투자 실패
신영자산운용은 이처럼 독특한 조직문화를 가진 회사로 꼽힌다. 이 사장 자신이 1996년 신영자산운용의 창립 멤버로 합류한 뒤 차례차례 계단을 밟아와 사장 자리에 오른 것처럼 42명의 직원 대부분이 신입사원으로 출발해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함께 오래 근무하다 보니 팀워크가 좋고 이는 실적으로 연결된다.
이 사장은 “대부분의 운용사가 경력직을 선호하지만 신영은 신입사원을 뽑아 훈련시키는 원칙을 지키고 있다”며 “제 몫을 하려면 5년 정도 기다려야 하지만 그 정도는 충분히 투자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때 일손이 달려 간부직 경력사원을 뽑았지만 실패한 적이 있다. “운용사마다 문화와 투자방식이 달라 적응하기 힘들었기 때문”이라고 그는 분석했다.
3년 연속 100억이상 순익 ‘低위험 中수익’ 추구가 해답
신영자산운용은 ‘밸류고배당펀드’와 ‘마라톤펀드’로 유명하다.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부사장과 더불어 ‘가치투자의 쌍두마차’로 꼽히는 허남권 자산운용본부장이 각각 10년, 9년째 운용하는 펀드다. 설정 이후 수익률이 260∼270%로 매년 꾸준하게 수익률을 올린 점이 돋보인다. 투자자의 신뢰가 쌓이면서 자금이 몰려 신영자산운용은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100억 원 이상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그는 “만일 70대 펀드매니저가 나오는 곳이 있다면 그건 바로 신영일 것”이라며 “퇴직 후에도 제 개인의 펀드투자는 신영에 맡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