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고 비싼 요금제 매력없어유무선통합 가입자 14만 불과
애플 ‘아이폰’, 유무선통합(FMC) 전화, 구글 ‘넥서스원’, ‘스마트 셰어링’ 요금제…. 모두 KT가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무선인터넷 시대를 열겠다”며 선보인 상품들입니다. 여기에는 공통점이 하나 있습니다. 모두 화제를 모았고 언론에서 크게 다뤘지만 전체 소비자를 놓고 보면 상대적으로 소수를 위한 제품이었다는 겁니다.
방송통신위원회 집계에 따르면 KT의 휴대전화 가입자 수는 1500만 명이 넘습니다. 이 가운데 아이폰 사용자는 약 70만 명입니다. 20명 중에 1명도 안 되죠. 통화료를 최대 35% 정도 절약해준다며 KT가 지난해 10월 야심차게 선보였던 FMC 서비스 가입자는 8개월이 지나도록 약 14만 명에 불과합니다. 또 스마트폰 데이터요금에 가입하면 다양한 모바일 기기에서도 추가 요금부담 없이 무선인터넷을 나눠 쓰게 해주겠다는 ‘스마트 셰어링’ 요금에 가입한 고객은 아직까지 거의 없다는 게 KT의 설명입니다.
이 모든 서비스에는 또 다른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어렵다’는 겁니다. 아이폰에 가입하려면 KT의 수많은 데이터요금제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합니다. 월 통화료라면 약 2만∼3만 원을 떠올리는 일반 소비자들에게 데이터 사용량에 따라 3만5000∼9만5000원에 이르는 다양한 요금제는 낯설고 비싸게 느껴집니다. 게다가 월 데이터 사용량이 얼마가 될지 스마트폰을 써보기 전부터 짐작할 수 있는 소비자도 많지 않습니다. FMC는 통화료를 싸게 해준다고 하지만 무선랜(Wi-Fi) 접속지역에서만 통화료를 할인받고, 기기를 새로 사야 하며, ‘010’과 ‘070’ 두 개의 번호를 쓴다니 더 알쏭달쏭합니다. 스마트 셰어링쯤 되면 아예 이해를 할 엄두도 나지 않게 마련이죠.
김상훈 산업부 기자 sanh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