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의 모교인 고려대와 포항 동지상고 출신 인사들의 약진이 금융계에서 두드러진다. KB금융 회장에 내정된 어윤대 국가브랜드위원장은 대통령의 고려대 경영학과 2년 후배다.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은 대통령의 대학 동기동창이고, 이팔성 우리금융 회장은 고려대 법대를 나왔다. 4대 금융그룹 회장 중 신한금융을 제외한 3명이 고려대 출신에다 대통령의 측근으로 꼽힌다. 최원병 농협중앙회장과 이휴원 신한금융투자 사장 등 동지상고 출신 인사들의 주가(株價)도 상한가다. 일각에서 ‘그들만의 리그’라는 불만이 나올 만하다.
▷당사자들이나 정부도 할 말은 있을 것이다. 전문성이나 경영능력에서 흠을 잡기 어렵거나 김승유 회장처럼 대선 훨씬 이전부터 그 자리를 지킨 금융인도 있다. 정부가 영향력을 행사했다기보다는 금융회사들이 내부적 필요 때문에 ‘대통령의 학맥(學脈)’을 찾기도 한다. 자신이 ‘완장’을 찼을 때는 훨씬 심한 편파인사를 한 사람들이 목청을 높이는 사례도 눈에 띈다. 이런 점들을 감안해도 현 정부의 금융계 인사에 균형감각이 부족하고 안이했다는 비판은 면하기 어렵다.
권순활 논설위원 shk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