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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포커스] 차승원 “어느덧 40대…사자처럼 사는게 꿈”

입력 | 2010-06-19 07:00:00

차승원은 영화 ‘포화속으로’에서 자신이 연기한 인민군 장교 ‘박무랑’에 대해 “가장 영화적 카리스마를 지닌 인물”이라며 애착을 드러냈다.


■ 영화 ‘포화속으로’ 인민군 장교 열연 차승원

난 맥주파…소주 들어가면 심장이 쿵쾅쿵쾅
실패 용납되지 않는 40대, 조급하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고
공격적인 남자가 좋아요, 폭력 말고요 하하!


한낮의 더위가 식어갈 무렵인 초저녁, 차승원은 맥주 한 잔을 주문했다. 평소 술을 즐기지 않지만, “한창 때는 엄청 마셨다”며 그는 한 모금 시원하게 들이켰다.

“소주나 양주 등 독주를 마셔본 적이 별로 없다. 심장이 뛰고 난리다”며 웃는 그는 최근 잠시 체력이 저하됐다고 말했다.

“영화 ‘포화속으로’ 개봉을 앞두고 너무 할 일이 많았다”면서 “그래도 감사하게 생각한다. 이렇게 인터뷰할 때가 좋은 것 아니냐. 이왕 자리에 나온 건데 즐겨야 하지 않겠냐”며 또 웃었다. 차승원은 16일 개봉한 영화 ‘포화속으로’(감독 이재한)를 통해 또 다시 관객과 만났다. 개봉 이틀 동안 30만여명의 관객을 모았으니 출발은 나쁘지 않다. 한국전쟁 시기, 낙동강 전투의 치열한 포화 속에서 71명 학도병과 맞닥뜨리는 인민군 장교 역을 맡아 진한 카리스마를 드러낸 차승원은, 늘 그렇듯이, 촬영 자체를 즐겼고 일을 고스란히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였다.

- ‘포화속으로’ 속 인민군 장교 박무랑은 당신 연기 인생의 어떤 지점일까.

“내가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영화적 카리스마를 지닌 인물이다. 이게 최대치일 거다. 저 깊은 심해에 있는 바다 생물? 상어쯤이라고 해두자. 박무랑은 수많은 전투를 겪었을 것이다. 적군이기는 하지만 마지막까지 적에 대해 연민을 느끼는데 현실때문에 서로 죽이고 죽을 수밖에 없다.”

- 육식동물이라면, 포식의 욕심도 많겠다.

“난 육식동물이 좋다. 그렇다고 평화주의자가 아니라는 게 아니니 오해 말라.(웃음) 초식동물이라고 모두 평화주의자인가? 잡아먹고 살아야 하니 이빨도 발달되고 발도 빨라진 거다. 그러니 또 치열해지는 것이고.”

- 결국 당신은 육식동물인 셈이네.

“어허! 오해하지 말라니까. 공격적인 것과는 다르다. 육식동물에게도 슬픈 면이 많다. 사자가 사냥하지 않을 때 혼자 앞다리를 괴고 있는 눈을 봐라. 사자의 동공은 먹이를 물 때만 커진다.”

- 슬픈 면이라.

“세월이 흐르고 내 선택의 폭이 좁아진다는 게 슬프다. 지금 이걸 못 하면 다른 걸 하지 못 할 수도 있으니까. 20대나 30대 땐 뭘 실패해도 아직 시간이 있지 않았나. 40대는 그렇지 않다. 그래서 아저씨들이 몸을 사리나?

- 1∼2년 전부터 40대로 접어든 느낌에 대해 유난히 많이 언급해왔다.

“이제 실패가 용납되지 않는 나이다.”

- 일종의 강박처럼 보인다.

“그건 아니다. 약간 조급한 건 있다. 남들이 볼 땐 여유 있어 보일 수 있지만 사실 여유로만 가는 건 아니다.”

- 그럼 맘대로 되지 않을 때는 화도 날 텐데.

“허허! 또 조절이 되는 나이이기도 하지. 뭘 하지 않으면 굉장히 이상하다. 그게 내 조급증이다. 가족과 날 바라보는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그냥저냥 넘어가는 건 용납하지 않는다. 공격적인 남자가 좋다. 폭력적인 건 아니라니까. 하하!”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사진|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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