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성근 감독, 돌연 이만수 보직 변경 왜?
“자기스타일 야구 하라” 지시 불구
팀 이상기류 없는 시점 억측 소지
“2군 수련 내년까지 둘수도” 언급
승진? 강등? 어쨌든 깜짝 인사였다.
‘도대체 왜 이 시점에서’가 가장 큰 관심사였는데 답을 가진 사람은 SK 안에서 오직 김 감독뿐이었다. 김 감독은 18일 KIA전에 앞서 “자기 야구를 하라고”라는 특유의 간결한 선문답 화법을 구사했다. 나머지는 “영업상 비밀”이라고 함구했다. SK의 한 인사는 “복합적 이유가 있겠지만 감독님 말씀대로”라고 언급,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가급적 말을 아끼려는 태도였지만 질문이 거듭되자 김 감독은 “이만수가 언젠간 감독을 할 것 아닌가? ‘감독이 뭔가’는 알고 있어야 된다”라고 언급했다. ‘감독 수업’을 시사하는 발언이다. “내 다음은 이만수 아닌가?”라는 여러 해석이 가능한 말을 꺼내기도 했다.
실제 SK는 2006년 겨울 김성근 감독-이만수 수석코치 체제를 출범했었다. 성적과 더불어서 ‘이만수 코치를 감독감으로 잘 지도해 달라’라는 두 가지 포석을 깐 김 감독 발탁이었다. 김 감독 곁에서 이 코치는 굴신의 처세방법으로 3시즌을 함께 했다. 그리고 4년째를 맞는 6월, 김 감독은 돌연 이 코치를 품에서 떠나보낸 것이다.
그래도 1위 팀이, 그것도 시즌이 한창 때에, 딱히 팀에 이상기류가 없는 시점에서 팀내 2인자를 바꿨으니 여러 억측을 불러일으킬 소지가 다분했다. 실제 SK 프런트부터 꽤 놀랐다는 후문이다. 현장도 전혀 짐작을 못해서 계 코치는 “LG 2군과의 원정경기가 있어서 구리에 가 있었는데 오전 11시쯤 연락을 받고 돌아왔다”고 들려줬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시기는) 내 판단이었다”고만 말했다.
문학|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