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자와 前간사장 “조용히 있으라하니 산이나 바다로…”보름만에 착잡한 심경 밝혀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가 사임 후 보름여 만에 입을 열었다. 그는 18일자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떨어지면 언론은 정권을 비판하고, 이는 다시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지는 소용돌이에 빠졌다”며 “이 같은 악순환을 지켜보며 두려운 마음이 들었다”고 고백했다. 지난해 9월 취임 직후 70%대에 이르렀던 지지율이 사임 직전 10%대까지 급락한 데 대한 부담감을 솔직하게 털어놓은 것이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정책을 확실히 추진하기만 하면 언젠가는 국민이 알아줄 것이라고 믿었지만 점점 (내가) 자신감을 잃어가면서 ‘덧없는 짓’이라는 생각마저 들었다”며 여론의 야속함이 서운한 듯한 속마음도 내비쳤다. 또 “올해 예산도 빨리 성립시켰고 자녀수당이나 고교 수업료 무상화도 실시했다. 하지만 정책 실현과 지지율은 관련이 없었다. (지지율은) 정말 냉혹한 숫자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하토야마 전 총리와 함께 동반 퇴진한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간사장도 17일 자신의 정치자금 모금회에 참석해 “(간 나오토 총리에게서) ‘당분간 조용히 있으라’란 말을 듣고 깊은 산이나 시골 해안가를 전전하고 있다”며 “한 명의 병사로서 (당을) 조용히 응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권을 위임받은 이상 민주당은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야당 시절처럼 ‘당내 정국’은 곤란하다”며 당의 일치단결을 주문했다. 이날 행사에는 지지자 300여 명이 몰려 그의 영향력을 실감케 했다.
도쿄=김창원 특파원 chang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