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유엔묘지 참배… 현직으론 44년 만에 처음
18일 부산 남구 대연4동 유엔기념공원을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이 의장대에 경례로 답하며 유엔군 참전묘역에 들어가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 미국대사 등 참전 10개국 대사와 함께 유엔기념공원을 찾은 이 대통령은 헌화, 묵념에 이어 터키 전사자의 묘, 최연소 전사자의 묘, 가평전투 전사자의 묘를 차례로 참배했다.
이 대통령은 오늘의 추모용사인 하워드 영국군 상사의 묘에 헌화한 뒤 “영국군이 미국군 다음으로 많이 전사했다”는 김양 국가보훈처장의 설명을 듣고 “대단한 거다. 남의 나라에 와서 목숨을 건 것을 보면…”이라며 “이런 희생으로 세계 평화와 나라가 지켜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엔기념관 방명록에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치신 여러분을 우리는 영원히 잊지 않을 것입니다’라는 글을 남긴 이 대통령은 동행한 대사들과의 환담에서 “(참전 용사들은) 세계평화를 지킨다는 사명감을 갖고 (한국이) 어디에 붙어 있는 나라인지 모르고 왔을 것”이라며 “우리가 이만큼 발전했으니 참전 용사들도 자랑스러울 것이다. 우리도 그런 (어렵고 못사는) 나라에 참전할 수 있는 나라가 돼야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엔총회가 지정한 세계 유일의 유엔묘지인 부산 유엔기념공원에는 영국 터키 등 11개국 2300명의 전사자가 안장돼 있다.
한편 이 대통령의 이날 유엔기념공원 방문에는 김무성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동행했다. 이 대통령은 16일 김 원내대표에게 동행을 요청했으며 17일 오전 전용기 동승을 제안했다고 한다. 여권에서는 두 사람이 기내에서 자연스럽게 당정청 인적개편을 비롯한 여권 쇄신 문제에 대한 의견을 나눴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