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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봉의 돈 되는 부동산]거래활성화 후속 대책 곧 나온다는데…

입력 | 2010-06-21 03:00:00


5월 들어 급감한 아파트 판매량은 6월에 이르러 급랭하고 있다. 시장이 이렇다 보니 건설사들에 아파트 분양은 곧 파산 신청하는 것이나 마찬가지가 됐다.

6월에도 수도권 1만8000채를 포함해 전국적으로 2만2000채의 신규 분양 물량이 나왔다. 서울이나 수도권 할 것 없이 대부분 1∼3순위는 미달되고 있으며 대부분 분양현장의 초기 계약률은 10% 미만이다.

지난해 9월의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로 꺾인 부동산 시장의 그래프는 올해 2월의 수도권 양도세 면제 혜택 종료시점부터 급격히 안 좋아지더니 넉 달째 확연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6월부터는 아파트 분양이 아예 안 되고 기존 집값이 떨어지면서 불똥이 금융권으로 튀고 있다.

시행사는 이른바 ‘꽁짓돈’이라 불리는 최소의 계약금으로 아파트를 지을 땅을 찍어서 시공사라 불리는 건설사로 가지고 온다. 부동산시장이 좋을 때는 ‘디벨로퍼’라 불리는 선망의 직업이 바로 시행사다. 땅값의 계약금은 일반적으로 10%지만 땅값 전체가 거액일 경우 5%이거나 3%인 경우도 있다. 건설사는 나머지 땅값 90∼97%를 연대보증하고 금융권에서 자금을 조달해 준다. 금융권은 시행사가 조달한 계약금과 사업이익, 시공사의 연대보증을 버퍼(buffer)로 돈을 꿔준다. 이 자금이 프로젝트파이낸싱(PF)대출이라 불리는 지금 문제되고 있는 건설사 채무다. 건설사는 PF 연대보증의 대가로 공사 도급을 맡는다.

아파트 분양이 되면 들어오는 계약금과 중도금으로 땅값, 금융권에서 빌린 돈, 건설사의 도급비를 일정 비율로 갚아간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남은 마진이 시행사의 몫이다. 그러나 2008년 이후부터 수도권도 아파트 분양이 안 되면서 땅을 구입한 시행사는 깡통을 차게 됐고 건설사는 연대보증을 선 PF대출금의 이자와 원금상환의 압박에 시달리게 됐다. 억지로 분양을 한다 해도 순조로운 분양이 안 되면 시작되는 공사의 건축비 부담이 늘어나면서 워크아웃 신청이나 부도의 초읽기에 들어가는 것이다.

한 아파트 현장의 총가구수가 몇백 가구만 돼도 일반적으로 총분양금액이 2000억 원이 넘는다. 중대형 건설사는 분양해야 하는 현장 수가 적지 않은 편이라 부동산 시장 침체가 시작되면 금방 타격이 돌아온다.

작년 결산으로 100억∼200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던 회사들도 상반기 분양물량의 판매 부진으로 적자로 돌면서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를 신청하고 있다. 사업이 비교적 다각화된 대형 건설사들도 다른 사업의 수익은 아파트 현장에 물린 PF 자금의 이자금액에도 미달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대로 가면 연말까지 웬만한 주택건설업체는 대부분 워크아웃이나 부도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할 판이다. 그리고 부실화된 금융기관의 PF 자금은 막대한 양의 공적자금으로 메워야 하는 수순을 밟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분양을 받아놓은 개인의 경우도 별반 다르지 않다. 팔리지 않는 기존 주택과 분양권의 마이너스 프리미엄으로 큰 타격을 받는 중이다.

정부는 부동산시장에 빨간불이 켜진 것에 주목하고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 문제는 심리다. 그동안 정부의 소극적 태도와 불안한 경제상황, 비관론 등으로 집값은 더 떨어지고 금리는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았다. 이 때문에 현 상태로는 부동산시장이 쉽게 회복되기가 어려워 보인다.

그래서 시장을 바꿔 놓을 만한 터닝포인트가 필요하다. 이것이 상한제 폐지, 거래활성화대책 등 정부의 부양책과 행동론이 가시화되고 있다고 보는 이유이다.

봉준호 닥스플랜 대표 drbong@dakspl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