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째 ‘밑그림’… 첫 단추는

1. 총리인선 먼저?
세종시 향방에 거취 맞물려
여권핵심부 후임 인선 준비
전격 ‘대탕평 인사’ 가능성
2. 대통령실장은?
3선 임태희 카드 한때 고려
현역의원 제외쪽으로 선회
이석채 백용호 중용할수도
의원들 입각희망 줄잇지만
9·3개각 1년도 안돼 부담
靑수석은 내달중순 바꿀듯
○ 총리 경질 결심 시 총리 인선이 최우선?
여권 고위 관계자는 20일 “정운찬 총리의 향후 거취를 잘 지켜봐야 한다”면서 “만약 이 대통령이 총리를 교체하기로 결심할 경우 청와대 참모진에 대한 개편보다 후임 총리 인선이 먼저 이뤄질 수도 있을 만큼 상황이 복잡하다”고 말했다.
물론 정 총리를 경질할 경우 세종시 수정안 추진의 역사적 정당성을 스스로 부인하는 모양새가 될 수 있는 만큼 이 대통령이 총리 경질을 선택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이 대통령이 애초 ‘세종시 해결사’로 정 총리를 임명한 것도 아니었던 만큼 정 총리에게 세종시 문제에 대한 책임을 묻는 방식에는 부담감을 갖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하지만 세종시 수정안이 이번 6월 임시국회에서 부결되는 것으로 결론이 날 경우 세종시 수정안에 사실상 명운을 걸어온 정 총리가 내각의 수장으로서의 역할을 계속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적지 않다.
정 총리가 세종시 수정안 부결 정국에서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 부담을 덜어준다는 차원에서 단호하게 퇴진 의사를 밝히고 나올 경우에 대비해 여권 핵심부에서 은밀히 총리 후임 인선 작업에 착수했다는 얘기도 나돈다. 총리를 새로 임명하려면 청문회 절차 등을 거쳐 정식 취임할 때까지 한 달은 걸리기 때문에 원활한 국정운영을 위해 미리 여러 가지 가능성을 놓고 작업을 해놔야 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총리 교체를 가정해 다양한 후보가 자천타천으로 거론되고 있다. 세대교체라는 차원에서 올해 48세인 김태호 경남지사, 지역 화합 차원에서 이완구 전 충남지사와 정우택 충북지사, 강현욱 전 전북지사 등이 거론된다. 총리가 아닌 장관 후보로도 거론되는 김태호 지사는 7월 초 서울 광화문 인근에 사무실을 내고 본격적으로 중앙 무대를 노크할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 내 ‘대탕평’ 차원에서 친박(친박근혜)계 인사의 전격적인 발탁 가능성도 제기된다.
○ 대통령실장 현역 의원 제외?
현행 법체계에서는 현역 의원이 의원직을 유지한 채 대통령실장 직을 수행할 수 있다. 하지만 대통령실장을 현역 의원이 맡게 되면 설혹 탈당을 하더라도 청와대가 삼권분립 원칙을 앞장서 훼손하며 국회를 쥐락펴락한다는 논란에 휩싸일 수도 있다. 노무현 정부에선 당시 문희상 의원이 금배지를 떼고 초대 비서실장을 했었다. 임 장관이 실장직 제안을 고사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 정치인 입각 바늘구멍 뚫기?
청와대가 젊은 내각, 젊은 청와대라는 콘셉트하에 40대 중반∼50대 초반 인물을 광범위하게 구하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한나라당 의원 중에서도 입각 희망자가 늘고 있다.
지난해 9·3개각 때 임태희 장관을 비롯해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 주호영 특임장관 등이 내각에 입성한 지 1년도 지나지 않은 만큼 정치인 입각 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청와대 참모진 개편은 당초 7월 초에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많았으나 7월 중순으로 미뤄질 공산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수석비서관들은 대부분 교체한다는 전제하에 참신성 전문성 지역 등 여러 가지 요인을 놓고 새 인물을 고르고 있다. 의외의 인물 발탁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