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순직 F-5機 조종사 영결식 정성웅 대위 홈피 잇단 애도글 운 명 함께한 박정우 대령은 평소 가장 닮고 싶어하던 사람
“선배 없는 하늘 지키느라 선배 보러 못 가네요.” “이제 영원히 하늘에서 살겠구나. 정말 착한 내 동기야.”
18일 동해상에서 불의의 사고로 순직한 전투기 조종사 정성웅 대위(28)의 미니홈피에는 지인들의 애도의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이들은 정 대위와 함께 지낸 옛 추억을 떠올리며 하늘에서 편안히 잠들기를 기원했다.
정 대위의 미니홈피는 각종 비행기 사진으로 가득 차 있다. 전투기는 물론이고 여객기까지 내외부 사진을 싣고 간단히 설명을 달아놓았다. 정 대위는 평소 B-2(스텔스 전략폭격기) 조종을 꿈꾼 듯하다. 그가 올려놓은 B-2 조종석 사진 아래에 ‘저 자리에 앉을 수 있는 날이 올거야’라고 적혀 있다. 정 대위는 항공대를 졸업하고 사관후보생 118기로 임관했다. 입대 전 대한항공 인턴과 백화점 판매사원, 뷔페식당 직원 등 다양한 사회생활을 경험했다.
정 대위가 부대에서 가장 닮고 싶어 했던 사람은 이번 사고로 함께 순직한 비행대대장 박정우 대령(42)이다. 박 대령은 공사 39기로 2217시간의 비행을 기록 중인 베테랑 조종사. 박 대령은 평소 대대원들에게 “리콜 인생이 되지 말고, 리필 인생이 돼라”고 강조했다. 리콜 인생은 만나면 늘 도움만 받으려는 사람, 불평불만인 사람, 두 번 다시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을 뜻한다. 반면 리필 인생은 다른 사람을 도와주고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사람을 의미한다.
이들이 소속된 공군 18전투비행단은 20일 부대장으로 영결식을 엄수했다. 이날 영결식에는 유가족과 이계훈 공군참모총장, 동료 조종사, 부대 장병 등 500여 명이 참석해 이들의 명복을 빌었다. 이들은 이날 오후 국립대전현충원 장교묘역에 안장됐다.
강릉=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