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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충남]한국을 사랑한 美선교사 父子를 추모하며…

입력 | 2010-06-22 03:00:00

목원대, 6·25전쟁서 전사한 윌리엄 해밀턴 쇼 기념비 설립




 20일 오후 대전 서구 도안동 목원대 캠퍼스 대학교회 주변에서 윌리엄 해밀턴 쇼 대위 기념비가 제막됐다. 유족들은 이 자리에 참석해 축하를 받는 한편 자신들이 수집했던 한국 및 목원대 관련 사진 자료를 학교 측에 건넸다. 사진 제공 목원대

6·25전쟁 발발 60주년을 앞두고 대전 서구 도안동 목원대 캠퍼스에 20일 기념비 하나가 섰다. 한국을 사랑했던 한 선교사의 아들로 6·25전쟁에서 전사한 윌리엄 해밀턴 쇼 대위(1922∼1950)를 추모하기 위해서다. 이 대학은 이날 기념비 제막식을 여는 한편 ‘서위렴’이란 한국이름을 가진 그의 아버지 윌리엄 얼 쇼 박사(1890∼1967)에 대한 추모예배도 가졌다. 이 자리에는 이들 부자의 유가족 7명과 학교 관계자, 얼 쇼 박사의 한국인 제자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목원대에 따르면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두 부자의 한국사랑은 애틋했다. 얼 쇼 박사는 1921년 평양 광성보통학교 교사로 한국에 와 선교활동을 펼치던 중 6·25전쟁이 일어나자 주한미군에 자원입대했다. 그는 육군에 군목제도를 처음 도입했으며 1954년 목원대 전신인 ‘감리교 대전신학원’을 설립할 때 창립 이사로 참여하고 신학 교수도 지냈다.

그의 외아들로 1922년 6월 평양에서 태어난 해밀턴 쇼는 평소 한국을 자신의 고향으로 생각했다. 1944년 미국 해군 장교로 입대해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뒤 1948년부터는 경남 진해 해군사관학교에서 민간인 교관으로 함정 운용술을 가르쳤다. 그러다 6·25전쟁이 발발하자 해군에 자원입대해 참전했다. 당시 미국 하버드대 철학박사 과정을 밟던 중이었다. 그는 맥아더 장군을 도와 인천 상륙작전 성공에 큰 공을 세웠으나 그해 9월 서울 탈환작전 때 28세의 나이로 전사하고 말았다. 1956년 정부는 그에게 금성을지무공훈장을, 미국 정부는 은성훈장을 각각 추서했다.

목원대 교목실 안승병 교수는 “두 부자의 유가족이 수집한 한국과 목원대의 과거와 현재 모습이 담긴 사진 100여 점을 전시하는 행사도 가졌다”며 “희생적인 사랑의 실천을 기리는 화보집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