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환율악재로 고전… 스마트폰 주도권 상실
에어컨 매출도 정점… “획기적 제품 내놔야”
22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에 대규모 구조조정이 있지 않겠느냐는 근거 없는 소문까지 나돌아 남용 LG전자 부회장이 최근 임직원과의 대화 자리에서 “구조조정과 관련된 사안은 전혀 논의된 바 없다. 전략사업과 중장기 프로젝트에 투입할 인력이 오히려 부족한 상황”이라며 진화하기에 이르렀다.
구본무 LG그룹 회장과 남 부회장의 일대일 회동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들은 24, 25일 이틀간으로 예정된 LG전자 컨센서스 미팅(CM)에서 상반기(1∼6월) 실적을 평가하고 하반기 사업 전략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이번 CM이 특별한 관심을 받는 이유는 최근 들어 LG전자의 주가가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4월 28일 13만 원으로 올해 고점을 찍었던 주가는 이달 14일에는 9만3500원까지 떨어졌다.
LG전자가 고전하는 까닭은 이 회사의 주력 부문인 TV와 휴대전화가 모두 휘청거리고 있기 때문이다. TV 사업은 온전히 회사 내부적인 문제라고 보기 힘들다. 환율 악재 등 외부 상황이 안 따라준 탓에 TV 시장 전체가 고전하고 있다.
LG전자는 패널 등 부품 대부분은 달러로 결제하는 반면 매출의 30∼40%는 유로로 결제하는 구조다. 그런데 최근 유로-달러 환율은 급락하고 원-달러 환율이 급상승해 불리하게 작용한다는 것이다. 전체 수출 비중의 40%에 이르는 유럽 TV 시장이 좋지 않은 데다 재기를 노리는 소니 등 일본 업계와의 가격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소니는 1분기에 액정표시장치(LCD) TV 평균 판매단가를 200달러가량 대폭 낮췄다.
최근 휴대전화 시장을 이끄는 스마트폰 부문에서는 한발 늦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애플이 ‘아이폰4’를, 삼성전자가 ‘갤럭시S’를 내놓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칠 때 상대적으로 빛을 발하지 못했다. 주력 시장인 북미 시장에서는 쿼티 자판을 적용한 ‘알리’ 등을 내놨지만 ‘싸고 쓸 만한 스마트폰’이라는 이미지에 머물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