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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이야기]子游曰, 吾友張也爲難能也나 然而未仁이니라

입력 | 2010-06-24 03:00:00


‘논어’ ‘子張’의 제15장은 子游가 동료 子張을 논평한 말을 실었다. 자장은 행동이 높았지만 성실성이 부족했던 듯하다. 그렇기에 자유는 그를 두고 남이 하기 어려운 일은 잘하지만 仁하지는 못하다고 평가한 것이다.

吾友張也의 也는 어떤 화제를 거론할 때 사용하는 조사로 ‘∼로 말하면’이다. 爲難能也에 대해 조선시대 교정청본은 ‘남들이 자장처럼 잘하기 어렵다’로 풀이했으나 李植(이식)은 ‘남이 하기 어려운 일을 자장은 잘한다’로 해석했다. 이를테면 은나라 말기에 比干(비간)이 바른말을 하다가 죽은 일이나 箕子(기자)가 거짓으로 미친 척한 일은 모두 남이 하기 어려운 일의 대표적인 사례이다. 未仁은 아직 인을 이룰 수 없다는 말이다.

자장은 성이 전孫(전손), 이름이 師(사)로, 공자보다 48세 적었다. 陳(진)나라 사람이다. ‘爲政’편에서는 벼슬 구하는 법을 공자에게 여쭈었다가, 많이 듣고 의심나는 것은 빼놓는 多聞闕疑(다문궐의)와 많이 보고 위태로운 것은 빼놓는 多見闕殆(다견궐태)를 실천하여 후회도 없고 허물도 없게 되면 저절로 벼슬길이 열리게 되리라는 충고를 들었다.

자장은 남이 하기 어려운 충실하고 결백한 행동을 실천했을 것이다. 하지만 주자의 해설에 따르면 자장은 행동이 지나치게 높기만 하고 誠實惻달(성실측달)의 뜻이 부족했다. ‘先進’편에서 공자가 자장을 便(벽,피)(편벽)하다고 평한 것을 보면 확실히 젊은 시절의 자장은 誠意(성의)가 부족했던 듯하다. 사실 아무리 훌륭한 행동이라 할지라도 외적 요인에 이끌려 그 행동을 멋있게 여겨 행한다면 구차할 따름이다. 博愛(박애)도 지극한 정성으로 측은하게 여기는 至誠惻달(지성측달)의 감정이 있어야 진정한 사랑일 수 있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