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 정세균 대표 겨냥…“민주당에 민주없다” 비판
孫측근도 “출마 적극 검토”…당내 대권경쟁 전초전 될듯
이에 앞서 정 의원은 21일 기자들과 만나 “이제부터 (당권 도전을) 고민해볼 것”이라며 지도부 선출 방식 등 당내 현안에 대해 조목조목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우선 비당권파의 핵심 요구사항인 전(全)당원투표제 도입 문제와 관련해선 “당권을 당의 주인인 당원에게 돌려줘야 한다. 당원들이 밑바닥에서부터 신이 나야 2012년 대선에서 승산이 있다”며 적극 동의했다.
최고위원 최다 득표자가 당 대표를 맡는 집단지도체제로의 전환 문제에 대해서는 “단일지도체제와 집단지도체제 모두 일장일단이 있다”고 말해 현행 단일지도체제에 굳이 반대하지 않을 것임을 내비쳤다. ‘승자독식’제인 단일지도체제 하에서 정 대표와의 한판 겨루기를 피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그는 “열린우리당 시절 집단지도체제 하에서 당 의장을 두 차례 지냈는데 당 운영이 잘됐다. 제도의 문제가 아니라 누가, 어떻게 운영하느냐가 중요하다”고 꼬집었다. “집단지도체제는 이미 실패한 제도”라는 정 대표의 견해를 비판한 것이다.
손학규 전 대표도 출마 채비를 하는 분위기다. 손 전 대표는 “8월 전당대회를 계기로 당에 복귀해야 한다”는 주변의 건의를 수렴하고 있다고 한다. 손 전 대표 측 한 인사는 “당권 출마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며 “조만간 캠프를 꾸리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세균-정동영-손학규 세 사람이 삼각구도를 형성해 당권 경쟁을 벌일 경우 이번 전당대회는 대통령 후보 경선을 방불케 하는 ‘메이저리그’ 양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세 사람 모두 대권 도전을 목표로 하고 있는 이상 대권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서라도 차기 당권 경쟁은 피할 수 없다는 분석도 많다. 당의 한 관계자는 “각종 대의원 조사를 들여다봤을 때 3인의 대의원 세(勢) 분포가 그다지 차이가 없어 승부 예측이 쉽지 않다”고 했다.
민주당의 현행 단일지도체제에서는 대표 경선에서 패하면 최고위원도 될 수 없다. 이 때문에 세 사람이 정면으로 붙는 양상은 당의 미래를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박지원 원내대표가 “7월부터 집단지도체제로의 변경 문제에 온 힘을 쏟을 것”이라고 밝혀 주목된다. 당내에선 박 원내대표가 집단지도체제로의 변경 문제를 고리로 세 대권주자를 지도부로 유인한 뒤 대선 후보 경선이 치러지는 2012년엔 ‘대권-당권 분리’를 내세워 ‘관리형 당 대표’를 자임하고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