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들이 웃었다, 5000만도 웃었다 태극전사들이 5000만 국민의 응원 속에 반세기 넘게 굳게 닫혀 있던 문을 활짝 열어젖혔다. 1954년 스위스 월드컵에 처음 출전했던 한국 축구가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 56년 만에 처음으로 원정대회 16강 진출의 이정표를 세웠다. 한국은 23일 남아공 더반에서 열린 B조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나이지리아에 2-2로 비겨 1승 1무 1패로 16강 티켓을 따냈다. 1-1 동점이던 후반 4분 절묘한 프리킥으로 역전골을 터뜨린 박주영(오른쪽에서 두 번째)이 기성용(왼쪽) 염기훈(왼쪽에서 두 번째) 이영표 등과 얼싸안으며 환호하고 있다. 더반=전영한 기자
26일 오후 11시 남미 강호 우루과이와 8강 진출 격돌
나이지리아와 2-2로 조2위
한국축구가 새 역사를 썼다.
허정무 감독은 국내 사령탑으로는 처음으로 본선 승리와 원정 16강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허 감독은 2001년 이후 히딩크와 움베르투 코엘류, 요하네스 본프레러, 딕 아드보카트, 핌 베어벡 등 외국인의 손에 맡겨져 있던 대표팀 지휘봉을 2007년 말 되찾아와 이번에 전인미답의 새 역사를 쓰면서 토종 사령탑의 자존심을 한껏 올렸다.
한국은 이번 월드컵에서 명실상부한 아시아 축구의 대표주자로 우뚝 섰다. 아시아 국가로는 역대 최다 본선 진출(8회)과 역대 최다 연속 본선행(7회 연속)의 기록을 세웠던 한국은 이번 월드컵에 나선 아시아 4개팀(한국 일본 호주 북한) 가운데 가장 먼저 16강에 올랐다.
한국은 한일대회 때의 홈어드밴티지 논란도 털어내며 국제경쟁력을 갖췄음을 보여줬다. 한국은 4강 신화를 쓰긴 했지만 원정에서 성적이 좋지 못해 국제무대에서 과소평가된 측면이 많았다. 이번에는 1차전에서 유럽의 복병 그리스를 2-0으로 완파하며 원정에서 유럽팀을 한 번도 넘지 못한 징크스를 떨쳐냈고 이날 나이지리아와 비기며 아프리카팀을 만나면 고전했던 악몽도 지웠다. 이젠 국제무대에서 어떤 강팀을 만나도 충분히 해볼 만하다는 것을 증명한 셈이다.
한국은 26일 오후 11시 그리스를 1승 제물로 삼았던 약속의 땅 포트엘리자베스 넬슨만델라베이 경기장에서 A조 1위인 남미의 강호 우루과이를 상대로 또 한번의 유쾌한 도전에 나선다. 태극전사들이 부담 없이 즐거운 도전에 나서기를 기대한다. “대∼한민국.”
▲다시보기=월드컵 첫 원정 16강 진출, 대한민국-나이지리아 경기 하이라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