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대다수 투자자는 복리 개념을 금리에 국한해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주식의 배당투자와 펀드의 재투자가 고정금리 못지않게 훌륭한 복리투자라는 것을 잘 이해하지 못한다. 배당을 받기 위해 주식투자를 한다는 투자가가 거의 없는 현실에서 배당투자의 복리개념은 다소 동떨어진 얘기이긴 하다. 하지만 고정금리보다 다소 낮지만(일부 종목의 배당은 은행금리보다 높다) 배당을 재투자했을 때 장기에 걸쳐 나타나는 효과는 상상 이상이다. 미국에서는 1927년부터 1999년까지 다우존스 구성 종목의 배당을 재투자했을 때 2600배의 수익률이 났다. 배당을 재투자하지 않았을 때 100배 수익률이 난 것과 엄청난 차이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지난 10년간 코스피 종목의 총배당수익을 코스피에 재투자했을 때 수익률은 100%였다. 단순 코스피 상승률 60%보다 상당히 결과가 좋다. 만약 지난 10년간의 코스피 평균 배당수익률 1.9%가 앞으로 20∼30년 지속된다면(사실 증시가 성숙해질수록 배당성향은 높아진다)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이다.
특히 펀드는 구성 종목의 배당을 자동으로 재투자하기 때문에 배당투자의 개념이 포함돼 있다. 여기에 앞서 언급한 결산 때 수익이 있다면 이것 또한 자동 재투자하는 구조다. 즉, ‘배당과 수익을 곱빼기로’ 투자하는 시스템이어서 장기로 갈수록 복리의 마술이 재현된다.
반면 개인의 개별 투자는 단발식이다. 한두 달 투자해 일정 성과가 나면 일단 팔고 다음 기회를 기다린다. 그사이 현금으로 들고 있는 기간의 저수익도 문제지만 대개 투자 자금의 100%가 가동되지 못한다. 찔끔찔끔 투자를 하다 보니 부분투자의 수익을 전체 투자자금으로 환산하면 결코 높은 수익률이 나오지 않는다. 순간의 짜릿한 맛보다는 은근한 장기수익의 펀드가 최선의 선택이다.
이상진 신영자산운용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