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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일의 ‘내사랑 스포츠’]우루과이 3인방의 약점

입력 | 2010-06-25 15:09:24


오스카르 타바레스(63) 감독과 디에고 포를란(31·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루이스 수아레스(23·아약스). 이들이야말로 26일 한국과 남아공 월드컵 8강 티켓을 놓고 맞붙는 우루과이축구대표팀의 '핵심 3인방'이다.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에 이어 두 번째로 우루과이대표팀을 이끌고 월드컵에 출전한 타바레스 감독은 '선생님'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우루과이 축구계의 명장.

우루과이 팀 공격의 중추를 맡고 있는 포를란은 스페인 프로리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 뛰면서 2008~2009시즌 득점왕을 차지한 골잡이. '샛별' 수아레스는 지난 시즌 네덜란드 프로리그에서 무려 35골을 넣은 신예 스트라이커다.

이처럼 막강해 보이는 이들 '3인방'에게도 약점은 있다.

오스카르 타베레스 감독


우선 타바레스 감독은 영리하지만 너무 전술을 자주 바꾸고 일관성이 없는 게 단점으로 꼽힌다. 한마디로 '잔머리'를 너무 굴린다는 것. 그래서인지 우루과이 20세 이하 대표팀 감독을 거쳐 우루과이와 이탈리아, 아르헨티나의 명문 프로팀을 이끈 그이지만 실패를 맛본 적도 많다.

1996년 이탈리아 AC 밀란 사령탑으로 재직할 때는 프로리그(세리에 A)에서 팀이 9위로 처지면서 지휘봉을 내려놓아야 했다. 스타급 선수들이 제 기량을 충분히 발휘하도록 하는 리더십이 부족하다는 평가도 받는다.

이런 타바레스 감독이 "한국대표팀은 확고한 공격 패턴을 가지고 있지만 수비에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국이 체력이 강하고 조직력도 잘 정비돼 있지만 수비가 불안해 우루과이가 한국을 이기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노회한 타바레스 감독이 한국의 전력을 잘 파악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발언이다. 하지만 이 때문에 우루과이의 전술이 대폭 바뀔 가능성도 있다. 우루과이는 남아공 월드컵 조별 예선에서 한골도 내주지 않을 정도로 수비력이 뛰어났다. '선 수비, 역습 공격'의 전술로 4골을 넣고, 무실점으로 2승1무를 기록하며 16강에 오른 것.

그러나 한국전을 앞두고 '머리를 잔뜩 굴린' 타바레스 감독이 공격 위주의 전술로 급격한 변화를 줌으로써 '자충수'를 둘 가능성도 있다. 이렇게 되면 역습 능력이 뛰어난 한국으로서는 골 찬스를 잡을 기회가 의외로 많아질 수 있다.

디에고 포를란


골 감각이 탁월한 우루과이의 주득점원 포를란. 그는 그라운드를 쉴 새 없이 움직이며 강력한 슛으로 골을 넣는 골잡이다. 이런 그의 약점은 몸싸움을 싫어해 상대 페널티 박스 안에 들어가기를 싫어하는 것이다.

실제로 포를란이 거칠기로 소문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2시즌 동안 별다른 활약을 못하고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로 옮긴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포를란은 이번 남아공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2골을 터뜨렸는데 한골은 페널티 지역 외곽에서 때린 27m 중거리포에 의한 것이었고, 또 한 골은 페널티킥에 의해서였다. 이런 점에서 포를란을 전담하게 될 한국 수비수로서는 밀착마크를 하면서 끊임없이 포를란과 몸싸움을 벌이는 게 유리하다.

루이스 수아레스


젊고 패기만만한 수아레스는 과감한 플레이가 특기. 최전방에서 상대 골문으로 빠르게 쇄도해 탁월한 감각으로 골을 뽑아낸다. 이런 그의 약점은 경기 도중 쉽게 집중력을 잃어버린다는 것. 이 때문에 우루과이 프로리그 나시오날에서 뛸 때에는 좀처럼 주전자리를 잡지 못하고 방황을 했다.

따라서 한국으로서는 2~3명의 수비수가 번갈아 수아레스를 마크함으로써, 산만한 그를 더욱 흔들어놔야 할 것 같다.

이런 우루과이 핵심 3인방의 약점을 한국 코칭스태프는 잘 알고 있을까. 남아공 현지에서 취재를 하고 있는 기자들과 메신저로 대화를 해보니 "우리 코칭스태프들이 이런 점을 파악하고 있다"는 대답을 들었다.

권순일 기자 stt7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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