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가 바뀌면 산업지형이 변하고 산업이 바뀌면 주가가 오르내리기 마련이다. 예를 들어 1989년에 상장된 SK텔레콤은 1990년대 후반 디지털 혁명의 바람을 타고 주가가 300배 가까이 올랐다. 1000만 원을 투자했다면 30억 원이 됐다는 얘기다. 2000년대 들어서는 중국 성장세의 수혜를 본 산업들이 나타났다. 철강, 자동차, 조선 관련 종목들의 주가가 크게 올랐는데 대표적으로 포스코의 주가는 15배, 현대모비스가 60배, 현대중공업은 30배 이상 주가가 올랐다. 모두 산업지형에 큰 변화의 흐름이 나타난 것이다. 시장의 흐름을 무시하고 단기적인 관점으로 투자하는 이들이라면 이렇게 큰 상승폭을 보인 종목을 찾아내기 쉽지 않았을 것이다.
최근 중국이 2년 만에 관리변동환율제로 복귀하면서 위안화 가치가 올랐다. 이번 위안화의 변동 폭 확대는 잠시 중단됐던 중국의 환율 절상 폭 확대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특히 이번 위안화 절상은 중국 경제 환경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오는 계기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그동안 중국은 낮은 화폐가치와 임금, 저물가라는 ‘3저(低) 현상’을 바탕으로 고성장을 이뤄 왔다. 그러나 이는 대외적으로는 심각한 글로벌 무역불균형을 낳았다. 결국 이번 위안화 절상의 궁극적 목적은 수출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경제구조를 바꿔 내수를 진작하기 위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당장 위안화가 큰 폭으로 절상되지는 않겠지만 장기적인 흐름에서 위안화의 꾸준한 절상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배성진 현대증권 투자컨설팅센터 펀드리서치팀 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