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흐름과 전혀 다른
결과가 큰 충격을 던졌다.
20, 30대의 투표율 상승이
전체 투표율을 끌어올렸고
여론조사 결과를 뒤엎었다는 게
선거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투표 당일 트위터에는
‘투표하자’는 글이 쏟아졌다.
투표를 마친 젊은이들이
자신의 투표 사실을 알리는
‘인증샷’을 올리기도 했다.
그동안 젊은이들이
정치에 무관심한 것으로
알려져 온 건 사실이
아니라는 얘기?
#2 한 화장품 전문 쇼핑몰에
화장품 100여 개를
한꺼번에 보내달라는
이색 주문이 들어왔다.
코에 박힌 피지를 없애 주는
제품이었다.
배달 주소는 백령도의 한 해병부대.
한 장병이 이 제품을 사용해
효과를 보자 같은 부대의
3개 병영생활관(내무반)에서
공동 구매를 했다는 것.
1000개가 넘는 부대 매점에서
화장품을 판매하는 한 회사에 따르면
보디클렌저, 폼클렌징, 샴푸 등의
제품이 잘 팔린다고 한다.
군인이 피부미용?》
◇밀레니얼 제너레이션/린 랭카스터, 데이비드 스틸먼 지음·양유신 옮김/413쪽·1만7900원·더숲
“이 젊은 친구들은 도대체 누구인가. 뭔 생각을 하고 있는 거지.” 이게 궁금한 사람은 여론조사 전문가나 정당 관계자들뿐 아니다. 부모, 마케팅 전문가, 인사담당자들. 이 외계인들과 싫든 좋든 수십 년을 함께 살아가야 할 동시대의 많은 ‘꼰대들’의 궁금증을 풀어줄 책이 나왔다. ‘밀레니얼 제너레이션’이다. 저자들은 밀레니얼 세대의 특성을 알아보기 위해 50여 명의 밀레니얼 세대를 집중 인터뷰하고 미국과 외국에서 1600명 이상의 샘플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그 결과가 이 책이다.
밀레니얼 세대는 1982∼2000년에 태어난 젊은이들이다. 강한 개성 때문에 세대 간 갈등을 유발하기도 한다. 저자들은 기성세대에게 “그들과의 공존은 피할 수 없는 일인 만큼 그들과 더 잘 어울리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말한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우리는 직장에서, 거리에서, 쇼핑몰에서, 학교에서, 거실에서 그들을 만날 수 있다. 그들은 스마트폰으로 인터넷을 하고 문자메시지를 전송하고 아이튠스로 음악을 들으면서 동영상을 내려받는 일을 한꺼번에 처리한다. 이들은 멀티태스킹에 능하고 소셜네트워킹에 강하다. 회사에서 컴퓨터로 TV 드라마를 보다가도 상사가 다가오는 소리가 들리면 마우스 클릭 한 번에 화면 가득 업무용 엑셀 스프레드 시트를 뿌려놓는 이 인간들은 동료와 협력도 잘하지만 강한 개성 때문에 세대 간 갈등을 유발하기도 한다.
이 책은 밀레니얼 세대가 일으키는 여러 가지 사회 반향 중에서도 특히 직장 내 갈등구조에 주목하고 있다. 그들이 직장에서 보여주는 행태는 기존 세대들에게는 가끔 받아들이기 힘들고 낯설다. 하지만 곧 직장과 사회와 세계의 중심이 될 그들과 공존하는 일이 어차피 피할 수 없을 바에야 그들을 더 잘 이해하고, 더 잘 어울려 지내는 방법을 배우는 게 낫다는 것이 이 책의 주요 메시지다. 사회의 거의 모든 분야에서 향후 20년간의 성공 여부가 이 ‘밀레니얼 세대’를 어떻게 다루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특히 현재 베이비붐 세대와 X세대, 밀레니얼 세대가 공존하는 기업 사회에서는 각 세대 간 특성을 이해하고 서로의 장점을 살려 시너지를 일으키는 게 커다란 숙제라는 것이다.
세대론(世代論)이 세계적인 화제다.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20세기의 키워드가 ‘부와 가난’이었다면 21세기의 그것은 ‘영(young)&올드(old)’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영국의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가 연이어 등장한 것을 ‘인종 간 벽 허물기’나 보수 회귀로 해석하는 것은 촌스러운 해석이다. 이들이 등장하게 된 가장 주된 배경은 ‘세대교체’란 거다. 올해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에서도 밀레니얼 세대가 주도하는 디지털 시대의 변화 양상이 주요 화두의 하나로 등장했다. 여러 참석자가 이 ‘밀레니얼 세대’를 언급했는데 특히 일본 게이오대 나쓰노 다케시 교수는 “이 세대는 지성과 창의성에 대한 정의까지 바꾸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책. 지금까지 10년 만에 한 번꼴로 등장했던 흥미 위주의 세대론들보다 논의가 깊고 제시하는 증거도 꽤 과학적이다. 그러나 한 가지 혼란스럽다. ‘세대’라는 사회균열(social cleavage)이 계층이나 지역이나 인종만큼 중요하게 여겨져야 할, 아니면 더욱 심각한 사회 균열일까. 이 책이 그 질문에 대한 답까지 품고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이 책은 그런 거시적 문제에 박두하는 사회과학서가 아니라 새로운 세대를 ‘경영’하기 위한 매뉴얼에 가깝다. 그러나 새롭고 과감한 화두는 의외로 상아탑보다 인간의 숨소리가 느껴지는 현장에서 던져지는 경우가 많다. 이 책의 책갈피마다 그런 숨소리가 들린다. 이 책이 내놓은 단초를 더 깊이 파고들어야 할 책임은 사회과학자들의 몫이다.
김무곤 동국대 신문방송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