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보니 “차비 좀”, 알고보니 30대 전과자
“대전의 모 외국어고에 다니는 학생인데 집이 동두천이다. 과외를 받고 싶으니 만나자.”
분명 전화로는 고등학생이라고 했는데 얼굴은 영락없는 아저씨였다. 서울시내 명문대 신입생인 최모 씨(20·여)는 인터넷 과외중개 사이트에 올려놓은 자신의 프로필을 보고 전화를 걸어온 고등학생을 만나기로 했다. 약속 장소에 나온 사람은 전화상으로 “누나” 하며 애교를 떨던 고등학생 ‘김모 군’으로 보기 어려운 얼굴이었다. 힙합 복장을 하고 목에 학생증을 걸었지만 나이든 얼굴은 삼촌뻘쯤으로 보였다.
우물쭈물하는 최 씨에게 ‘김 군’이라는 사람은 월 과외비로 55만 원을 지불하겠다는 파격적인 제안을 내놨다. 결국 계좌번호를 주고 구체적인 과외 일정까지 잡았다. “대전까지 내려갈 차비를 깜빡했다”는 ‘김 군’의 말에 15만 원도 선뜻 내줬다. 하지만 최 씨는 며칠 후 “고등학생을 사칭한 30대 남성에게 사기를 당하지 않았느냐”는 경찰의 연락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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