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화면을 본 적 있는가?
오랜만에 친구 집에 놀러 갔다가 친구의 컴퓨터를 써봤다. 그런데 윈도우 바탕화면이 수많은 아이콘으로 가득 차있는 게 아닌가. 뭐가 뭔지 모를 잡다한 아이콘을 쳐다보고 있으려니 눈이 다 아프다.
이 바탕화면의 아이콘들 좀 정리해달라고 부탁하니까 그 친구는 어떤 조작을 하더니 아이콘 크기만 작게 만들어 주었다. 그래서 겨우 컴퓨터를 쓰나 싶었는데 이번엔 인터넷을 열자마자 나타나는 깨알 같은 그림과 글이 문제였다. 모니터에 얼굴을 바짝 붙여야지 겨우 보이는 작은 글씨 때문에 도저히 인터넷을 이용할 수가 없었다. 이에 다시 부탁하니 친구는 귀찮아하며 다시 아까 같은 조작을 해주었다(근본적인 해결법은 아닌 듯 했다). 그러자 다시 글과 그림들이 커졌다. 그래도 뭔가 위화감이 든다. 집에서 컴퓨터를 쓸 때와는 그림과 글의 크기라든가 선명도가 달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친구에게 계속 요청하기가 미안해 그냥 불편한 채로 컴퓨터를 써야 했다.
원인은 해상도다
모니터에 따라 달라지는 해상도
이처럼 컴퓨터의 화면 해상도는 물리적인 길이 단위를 기준으로 잡기 때문에 자연히 모니터 크기와 너비, 높이 비율 등에 따라 달라진다. 즉, 가로/세로 비율인 4:3, 16:9, 16:10 모니터는 인치가 같아도 최대 해상도는 전부 다르다는 뜻이다. 이렇게 모니터 비율이 제 각각인 이유는 모니터를 사용하는 환경이나 패턴이 변화했기 때문이다. 2000년 전후까지만 해도 모니터들은 대부분 OFFICE, 한글 등의 문서 작업에 최적화된 4:3(혹은 5:4) 표준 화면 비율을 채택했다. 그러다가 멀티미디어(사진, 동영상 등)파일과 인터넷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이에 적합한 16:10 와이드비율 모니터가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그리고 최근에는 영화를 컴퓨터로 시청하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래터 박스(화면 위아래로 잘린 듯한 검은 공간)’가 발생하지 않는 16:9 와이드 모니터도 각광을 받기 시작했다.
다양한 모니터 중 LCD 모니터는 ‘기본 해상도’라 하여 모니터 최적의 성능을 발휘할 수 있는 해상도를 정해 놓고 있다. 이 기본 해상도는 모니터 사용 설명서나 제조사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윈도우7의 경우 윈도우에서 기본 해상도를 자동으로 설정해 사용자에게 알려 준다.
또한, CRT 모니터(이른 바 뚱뚱한 브라운관형 모니터)의 경우, 기본 해상도는 없지만, 권장 해상도가 존재하므로 이 해상도에 맞추면 훨씬 보기 편하다. 참고로 CRT 모니터는 와이드 비율 지원 제품이 많지 않으므로 대부분 4:3 화면 비율의 해상도를 적용해야 한다.
물론 내가 보기에 편하다면 굳이 권장 해상도로 반드시 맞춰야 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어떤 해상도를 쓰든 간에 별 차이를 못 느끼겠다면 가능한 한 위의 권장 해상도로 이용하도록 하자(모니터 제작사 측에서 기준으로 정한 것은 다 이유가 있는 것이다).
해상도를 바꿉니다. 어라, 안 되잖아?
모니터 해상도를 변경하는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아이콘이나 다른 프로그램에 가려지 않은 빈 바탕화면 아무 곳에다 커서를 가져다 대고 마우스 우클릭을 한다. 이후, 윈도우XP에서는 속성을 눌러 디스플레이 등록 정보로 들어간 다음 설정 탭을 클릭하면 되고(혹은 제어판 - 디스플레이 - 설정 탭에서 변경), 윈도우7에서는 화면 해상도를 클릭하면 설정 화면이 나온다(혹은 제어판 - 모양 및 개인 설정 - 화면 해상도 조정을 클릭).
그런데 컴퓨터의 환경에 따라(특히 윈도우 재설치 직후) 원하는 화면 해상도로 바뀌지 않는 경우가 더러 있다. 이는 대부분 모니터나 그래픽 카드의 문제이다. 먼저 그래픽 카드의 문제일 경우 우선 그래픽 카드 드라이버를 업데이트해봐야 한다. 드라이버는 컴퓨터 부품이 제 역할을 하기 위한 설정 프로그램의 일종인데, 이것이 설치되어 있지 않거나 구형 버전으로 설치된 경우에는 해당 부품의 성능을 100% 발휘할 수 없다. 따라서 여기서는 제조사 홈페이지에서 그래픽 카드 최신 드라이버 파일을 다운로드 받아 설치하면 된다(또는 윈도우 업데이트 내역에도 포함되기도 한다). 만약 그래픽 카드 드라이버를 최신 버전으로 갱신했는데도 같은 증상이 일어나면 이젠 모니터의 사양을 살펴봐야 한다.
모니터와 그래픽 카드 드라이버 모두 이상이 없는데도 원하는 해상도를 선택할 수 없다면 이땐 그래픽 카드를 의심해 봐야 한다. 지포스 FX 5000 시리즈 같은 몇몇 구형 그래픽카드는 1,680 x 1,050과 같은 와이드 해상도 비율의 해상도를 지원하지 않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에는 그래픽카드를 다른 것으로 교체하는 것 외에 방법이 없다.
해상도는 컴퓨터와 이용자가 마주 보는 창
컴퓨터 이용자는 자신이 하는 모든 작업을 모니터를 통해서 본다. 그리고 이런 모니터에서 보는 모든 것에 영향을 주는 것이 화면 해상도이다. 유리창도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보기 어렵고 불편한데, 컴퓨터의 유리창인 화면 해상도를 관리하지 않는다면 오죽할까. 그렇기에 컴퓨터 이용자로서 자신에게 맞게 화면 해상도를 조정하지 못하거나 아무 해상도로 이용한다면 참으로 많은 손해를 보는 것이다. 만약 지금 컴퓨터를 이용하면서 보는 화면의 크기가 불편하다면 화면 해상도 조정을 해보자. 새로운 컴퓨터 화면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글 / 김원회(justin22@chollian.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