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히 누리꾼은 이 설문조사에 2600건의 댓글을 달았는데 한국을 비하하는 내용이 많다. 내용 중엔 한국인을 비하할 때 사용하는 ‘가오리방쯔(高麗棒子·고려봉자)’란 표현도 심심찮게 눈에 띈다.
일부 포털의 조사 결과에 우려할 필요는 없다. 중국인 대다수의 생각은 이런 조사와 거리가 큰 듯하다. 또 다른 중국 웹사이트(www.searchina.net.cn)의 조사 결과는 왕이와는 크게 다르다. 한국팀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19%에 불과하고 나머지 81%는 △운이 안 좋았다 △한국팀의 활약이 괜찮았으나 한 명의 천재 선수가 부족했다 등 한국팀에 긍정적인 답변을 했다.
한국보다 26배나 많은 13억 명의 인구대국에서 이런저런 의견이 다양하게 표출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하지만 가볍게 흘려서는 안 되는 것이 한국과 한국인을 비난하는 목소리는 갈수록 늘고 있다는 점이다. 스포츠 경기에서마저 한국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을 보면 최근 중국 내 혐한(嫌韓) 감정을 ‘다양성’을 핑계 삼아 방치할 수준은 아닌 듯하다.
또 이런 비난의 목소리를 우리 스스로를 돌아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29일 밤 일본과 파라과이의 경기가 열린다. 이 결과를 놓고 한국 인터넷에는 어떤 반응이 오를까. 우리 누리꾼은 좀 더 성숙한 태도를 보여주기를 기대한다.
이헌진 베이징 특파원 mungchi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