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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월드컵 태극전사 도전과 과제]세대교체 결실

입력 | 2010-06-29 07:00:00

쌍용, 한국축구 기둥 우뚝, 김보경 등 J대표 무럭무럭



과감한 세대교체로 얻은 첫 원정 16강. ‘쌍용’으로 불리는 기성용(오른쪽)과 이청용이 한국 축구의 희망을 이어갈 샛별로 세계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축구대표팀 허정무 감독의 가장 빛나는 성과 중 하나가 바로 과감한 세대교체다. 그리고 이는 한국축구 역사상 원정 월드컵 첫 16강이라는 달콤한 열매로 이어졌다.

허 감독은 2008년 1월,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뒤 수많은 선수들을 불러 테스트했다. 이름값에 얽매이지 않았다. 무명이라도 K리그에서 돋보이거나 나이가 어려도 가능성이 엿보이면 직접 불러다 기량을 꼼꼼하게 점검했다.

2008년 1월 이후 무려 26명이 A매치에 데뷔했고 이 중 10명이 남아공월드컵 최종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쌍용’의 탄생

첫 번째 세대교체의 신호탄이 된 경기는 2008년 9월 북한과의 최종예선 원정이었다. 이청용(22·볼턴)과 기성용(21·셀틱)이 조금씩 출전시간을 늘려가고 있는 시기였다.

당시 한국은 김남일(33·톰 톰스크)의 반칙으로 페널티킥을 허용해 패배 일보 직전까지 갔다가 기성용의 A매치 데뷔 골로 동점을 만들며 가까스로 비겼다. 감독의 경질설이 조심스레 나돌 정도였다.

허 감독은 코칭스태프와 마라톤 회의 끝에 ‘주장’ 김남일을 제외하는 특단의 조치를 내렸다. 2002년 이후 약 7년 간 대표팀 중원을 지켜온 부동의 미드필더를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쳐냈다. 완장은 박지성에게 맡기기로 했다.

주전 미드필더가 김남일→기성용, 설기현→이청용으로 바뀌면서 신구조화가 완벽한 하모니를 이뤘다. 기존 주축멤버 박지성과 박주영이 앞에서 끌고 이청용과 기성용이 뒤에서 미는 형국이었다. ‘양박쌍용’은 이후 최종예선 무패 통과와 원정 월드컵 16강 달성의 핵심 전력으로 자리를 잡았다.

김남일은 이후 무려 1년 간 허 감독의 부름을 받지 못하다가 절치부심 끝에 2009년 9월 호주와의 평가전에 교체 투입되며 힘겹게 최종 엔트리에 승선할 수 있었다.

○한국축구 발전의 밑거름

2차 세대교체 시기는 월드컵의 해인 2010년 1월이었다. U-20 청소년월드컵 멤버 이승렬(FC서울)과 김보경(이상 21·오이타 트리니티)과 K리그에서 뛰어난 활약을 보이던 김재성(27·포항) 등을 남아공-스페인 전지훈련 명단에 포함시켰다.

목적은 크게 두 가지였다. 월드컵 본선에서 후반에 투입돼 경기 흐름을 바꿀 수 있는 젊은 히든카드의 육성과 향후 한국축구를 위해 이들에게 큰 국제무대 경험을 쌓게 해주려는 것이었다.

허 감독은 2002년 4강 신화 뒤 한국축구가 정체기를 맞은 것을 늘 아쉬워했다. 그리고 적기에 세대교체를 하지 못한 것을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다. 자신이 이번 남아공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올린다면 반드시 이 성과가 한국축구 발전의 밑거름이 돼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들은 이번 월드컵에서 비록 많은 시간 출전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최종명단에 포함돼 ‘꿈의 무대’를 직접 경험했다는 건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자산이 될 게 분명하다.

요하네스버그(남아공) |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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