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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시장 매머드급 기업공개 잇따라

입력 | 2010-06-29 03:00:00

증시 물량 부담… 자금흐름 부작용 우려




신흥시장(이머징마켓)에서 매머드급 기업공개(IPO)가 대기하면서 국내 증시에 물량부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2분기(4∼6월) 들어 이머징마켓에서 이뤄진 IPO는 293억 달러에 달해 선진국 시장 IPO의 3배에 이르렀다. 앞으로도 대어급이 대기하고 있다. 다음 달 중순 상장하는 중국 농업은행의 IPO는 25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006년 중국 공상은행의 219억 달러를 넘어서는 역대 최대 규모다.

9월에도 브라질 국영 석유회사인 페트로브라스가 250억 달러를 목표로 IPO를 추진한다. 이 밖에 인도 석탄회사 콜인디아가 최근 28억 달러 규모의 IPO 계획을 내놓는 등 이머징마켓에서 IPO 바람이 불고 있다.

이 중 최대어는 중국 농업은행이다. 중국 농업은행은 상하이 증시에 222억 주를 주당 2.52∼2.68위안에 상장하기로 했다. 지난주에는 홍콩 증시에 254억 주를 주당 2.88∼3.48홍콩달러에 내놓기로 확정했다. 추가 매입 옵션(주간사회사가 기업으로부터 추가로 공모 주식을 취득할 수 있는 옵션)을 고려하면 양 증시의 전체 IPO 규모는 25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머징마켓의 성장세를 감안하면 충분히 물량을 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낙관론도 있지만 잇따른 IPO로 시중자금의 흐름이 말라붙을 것이라는 우려도 많다”고 전했다.

공룡급 IPO는 한국 증시에도 단기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과거 중국은행(2006년 5월)과 공상은행(같은 해 9월), 건설은행(2007년 9월)이 홍콩 증시에 상장한 달에는 종합주가지수가 하락했고 외국인투자가는 순매도로 돌아섰다. 특히 중국은행이 상장한 달에 은행주는 한 달 동안 16.5% 떨어졌다.

허재환 대우증권 연구원은 “현재 중국 본토와 홍콩에 상장된 중국 은행주들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평균보다 낮아 주가가 값싸 보이고 중국의 대규모 상장 국면에서 외국인의 한국 주식 선호도가 둔화된 적도 없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임일성 신영증권 연구원은 “대규모 IPO에 따라 글로벌 펀드의 포트폴리오 조정으로 영향을 받을 수는 있지만 단기에 그칠 것”이라며 “조정이 오히려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