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1주일전 최문순 요청으로 만난 천안함 유족들“선거전략 잘못 잡았다며 의혹에 대해 가족 의견 물어”사전 동의없이 대화 녹취… 유족들 “선거이용 의도 불쾌”崔의원 “그런 말 한 적없다”
그러나 유족들은 대화를 녹음한 게 사실이라면 의원이 의혹 제기에 유리한 발언을 이끌어내 몰래 녹음한 뒤 선거 등 다른 목적에 이용하려 한 것 아니냐고 불쾌감을 보이고 있다.
천안함 46용사 유족들 가운데 일부 유족은 26일 “지방선거를 일주일 앞둔 5월 27일 최 의원이 갑자기 연락해와 가족 일부에게 ‘답답해서 자문하고 싶다’며 만남을 요청했고 경기 성남시 분당의 한 술집에서 만나 천안함 관련 각종 의혹에 대해 물어 설명을 해줬다”고 말했다.
유족들의 이야기를 듣던 최 의원은 어뢰 피습을 인정하는 듯한 말도 했다고 한다. 유족들은 “최 의원이 ‘내가 가서 배(천안함)를 보는 순간 어뢰가 맞다, 모든 게 끝났구나 하고 생각했다. 영구미제로 남을 줄 알았는데 이제 빼도 박도 못하게 됐다. 위(민주당 지도부 또는 선거대책본부를 지칭한 듯)에서 (선거) 전략을 잘못 잡았다’고 말하기까지 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가족들의 설명을 들은 최 의원이 수긍하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요새 선거운동 할 맛도 안 나고 이번 선거는 완전히 진 것 같다’는 말도 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최 의원이 인터넷 같은 데서 도는 괴담을 죄다 끌어와 가족들의 확인을 받으려는 것 같았다”며 “정말 궁금해서 묻는 게 아니라 최 의원이 가족들을 ‘떠보려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최 의원은 27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그런 발언을 한 적이 없다”며 “가족분들과 대화한 내용이라면 내가 녹음해 갖고 있기 때문에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녹음 내용을 공개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가족들에게 불리한 내용이 있다. 가족들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만 답했다. 28일 이를 전해 들은 유족들은 “녹음하고 있었다는 사실은 전혀 몰랐다”고 불쾌감을 표시하며 “가족들이 불리할 것 없으니 내용을 공개하라”고 말했다. 한 유족은 “국회의원이 유족의 말을 녹음해 다른 목적에 이용하려 한 것 아니냐”고 의구심을 나타냈다. 동아일보는 이날 추가 확인을 위해 최 의원에게 연락했으나 전화를 받지 않았다.
최 의원은 그동안 북한 어뢰에 의한 피격 가능성을 부정해 왔으며 25일에는 자신의 블로그에 “우리 국방부가 14일 미국 대사관 측에 251쪽의 천안함 보고서를 전달하며 ‘보고서의 존재를 공개하지 말아 달라’는 요청을 했다”고 주장하는 등 천안함 관련 의혹을 꾸준히 제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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