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북결의안-스폰서 특검법도 동시 처리 합의… 집시법은 9월 국회로 넘기기로
민주 ‘국회 집시법 회의’ 오전엔 불참, 오후엔 합의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28일 오전 집회와 시위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처리하기 위한 전체회의를 열었지만 민주당 의원들이 불참했다. 여야는 이날 오후 협상을 벌여 개정안을 이번 회기 내에 강행처리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이종승 기자
여야는 6월 임시국회 마지막 날인 29일 본회의를 열어 최근 국토해양위원회에서 부결된 세종시 수정법안을 표결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이날 ‘스폰서 검사’ 특검법과 천안함 사건 관련 대북 규탄결의안도 함께 처리하기로 했다.
한나라당 이군현, 민주당 박기춘 원내수석부대표는 28일 국회에서 만나 이같이 합의했다. 세종시 수정법안은 상정 후 곧바로 찬반 토론을 거쳐 표결에 부쳐질 예정이다.
세종시 표결 전망은
친박 50여명 반대표 던질듯… 野 “찬 100~120 반 150~170”
○ 세종시 수정안법 부결 가능성 높아
세종시 수정안법의 본회의 부의를 주도한 한나라당 임동규 의원은 28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29일 본회의에서 세종시 수정법안의 상임위 부결 보고가 끝나면 바로 부의를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부의 요구 서명에는 28일 현재 한나라당 친이(친이명박)계 의원을 주축으로 66명이 참여한 상태다. 여야가 표결 처리에 합의함에 따라 박희태 국회의장은 29일 이 법안을 곧바로 상정할 방침이다.
여권은 세종시 수정법안에 대한 표 분석 결과 △찬성 90여 표 △반대 125∼130표 △나머지 유보 성향으로 파악하고 유보 성향 의원들을 찬성표로 돌리는 데 집중하기로 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재적 의원이 모두 표결에 참석할 경우 수정안 찬성표는 100∼120표, 반대는 150∼170표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 합의 배경
당초 세종시 수정법안의 본회의 부의에 부정적이던 민주당이 표결을 수용한 것은 합법적인 국회법 절차를 거부할 경우 정치적 부담이 클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번에 확실히 부결시키지 않으면 세종시 수정안이 계속 국회에 계류돼 언제든지 되살아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민주당의 결단을 재촉했다.
반면 한나라당은 6월 국회 회기 내에 세종시 문제를 마무리해야 9개월 동안 끌어온 세종시 논란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절박감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무성 원내대표는 이날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세종시 문제로 국론 분열이 없어야 한다. 6월 국회에서 결론을 내야겠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대북결의안은
민주 수정안 별도로 제출… 한나라 원안대로 통과 유력
與 집시법 9월 배수진?
“이번엔 강행처리 않지만… G20회의 전에 꼭 통과”
민주당은 국방위에서 통과된 대북규탄결의안 대신 별도의 수정안을 제출하기로 했다. 한나라당이 주도한 대북결의안의 문제점을 알린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정치권 안팎에선 정부의 천안함 조사결과 발표에 의구심을 가진 지지층을 염두에 둔 조치라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현재 의석 분포상 본회의에선 한나라당이 주도한 대북결의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
여야는 또 원내수석부대표 회담을 통해 야간집회 및 시위 규제와 관련된 집회와 시위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이번 회기 내에 강행 처리하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한나라당은 “9월 정기국회 때까지도 야당이 집시법 개정안 처리에 합의해 주지 않으면 강행 처리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11월 서울에서 열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이전에 법안을 처리해야 치안 공백을 막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 민주 7월 국회 추진 ‘방탄 국회’ 논란
여야는 민주당의 요구로 7월 임시국회 소집 문제도 논의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민주당은 대기업슈퍼마켓(SSM) 규제법안 등 민생 현안을 처리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지만 한나라당은 “회기 중 불체포 특권을 이용해 비리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민주당 강성종 의원을 보호하기 위한 ‘방탄 국회’를 열려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임시국회는 재적 의원 4분의 1 이상의 요구로 소집할 수 있어 야당의 소집 요구만으로 7월 국회는 열 수 있다. 그러나 한나라당 전당대회(7월 14일)와 재·보궐선거(28일) 등 정치 일정이 많아 여야가 실제 의사일정에 합의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유성운 기자 polaris@donga.com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