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시작한 KBS 드라마 ‘전우’와 23일 처음 방영한 MBC ‘로드 넘버 원’의 희비가 엇갈렸다. 두 드라마의 첫 방송 시청률이 ‘전우’ 16.1%, ‘로드 넘버 원’ 9.1%(AGB닐슨미디어리서치·전국 기준)를 기록했다. ‘전우’는 3, 4회에도 17.4, 14.8%를 각각 기록하며 2회에도 9.2%에 머문 ‘로드 넘버 원’보다 앞서고 있다.
두 드라마는 6·25전쟁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반공’ 이데올로기를 내세우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받아왔다. 특히 ‘전우’는 1970년대 반공 드라마를 리메이크한 작품이라는 이유에서, ‘로드 넘버 원’도 천안함 폭침 사건 등과 맞물려 그러한 시선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전파를 탄 ‘전우’와 ‘로드 넘버 원’은 이념보다 사람을 내세웠다. ‘로드 넘버 원’은 전쟁 중 피어난 남녀간의 사랑에, ‘전우’는 용사들의 전우애에 집중했다. ‘로드 넘버 원’에서는 6·25전쟁이 드라마의 멜로를 부각하는 부수적인 장치인 반면 ‘전우’는 전투 자체가 이야기의 중심이 된다.
두 드라마 전투 장면의 차이도 크다. ‘전우’는 병사들의 총격전을 중심으로 전체적인 전투 상황에 초점을 맞췄다. 기존 HD카메라보다 높은 해상도와 필름 카메라와 같은 화질을 구현할 수 있는 레드원 카메라를 이용하여 고속 촬영한 총알이 날아다니는 장면, 전투기 폭격으로 북한군을 초토화하는 평양 시가전 장면 등은 ‘전우’의 그러한 의도를 단적으로 보여줬다.
‘로드 넘버 원’은 2회까지 초반 빨치산 전투 장면을 제외하고는 폭발과 폭격 장면이 주를 이루었다. 병사들 간의 총격전도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로드 넘버 원’은 전투에서 이루어지는 작전까지 구체적으로 다루는 등 디테일에 더욱 신경을 쓰며 ‘전우’와의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로드 넘버 원’ 제작사 로고스필름의 유홍구 제작 PD는 “우리는 전투에 나서기 전에 항상 전투에 대한 설명과 작전에 대한 설명들이 이어진다”며 “전투 신을 보는 시청자들의 이해를 높이려 그런 설명들을 덧붙였다”고 밝혔다.
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