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숙 주내 불구속 기소 가닥

검찰 “더 이상 소환 안할 것”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김기동)는 2007년 한신건영 전 대표 한만호 씨(49·복역 중)에게서 불법 정치자금 9억여 원을 받았다는 의혹을 사고 있는 한명숙 전 국무총리를 이번 주에 불구속 기소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28일 전해졌다.

수사팀은 한 전 총리가 두 번째로 출석을 요청한 이날에도 출석하지 않음에 따라 더는 소환조사를 요구하지 않고 지금까지의 수사결과를 토대로 불구속 기소하기로 내부적으로 의견을 모았으며, 검찰 수뇌부의 최종 재가가 나면 곧바로 기소할 예정이다. 28일 출석해 달라는 재소환 요구에 한 전 총리는 물론이고 한 전 총리의 여동생도 출석하지 않았다. 한 전 총리의 신병 처리 문제는 29일 노환균 서울중앙지검장의 검찰총장 주례보고에서 최종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수사를 지휘하는 김주현 서울중앙지검 3차장은 이날 오후 기자간담회를 열어 “한 전 총리의 태도는 법치주의의 부정으로 비칠 수 있다”며 강한 유감을 표시했다. 김 차장은 “한 전 총리가 (수사를) 인정하지 못한다면 그 이유와 제기되는 문제들에 대한 사실관계를 설명하고 혐의 사실을 소명하는 것이 온당하다”며 “한 전 총리를 더는 소환하지 않을 것이며 조만간 처리방침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은 불법정치자금 사건의 경우 액수가 2억 원 이상이면 원칙적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하지만, 한 전 총리가 27일부터 민주당사에서 농성에 들어가는 등 구속 여부를 둘러싸고 대치상황이 빚어질 수도 있다는 점을 고려해 불구속 기소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자칫 법원에서 구속영장이 기각되면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점도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이태훈 기자 jeff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