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부 “의학전문대학원 존폐 대학 자율” 발표 임박… 기로에선 12개大 조사하니아주대 등 3곳은 관망“문 닫을지 모르는데…” 준비생-재학생 큰 혼란로스쿨 시험으로 전환 속출
대입설명회에 쏠린 눈 고등학교 진학담당 교사들이 28일 서울 중구 회현동 서울시교육연구정보원에서 열린 수도권 40개 대학 초청 대입진학정보설명회에 참석해 설명을 듣고 있다. 서울시교육청 주최로 열린 이번 설명회는 대학별로 7월 2일까지 계속된다. 김재명 기자
교육과학기술부가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의 존치 여부를 대학 자율에 맡기는 방침을 곧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동아일보가 현재 의대와 의전원을 병행하는 12개 대학을 조사한 결과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등 6개 대학은 이미 의대 체제 환원을 결정한 것으로 파악됐다.
나머지 대학도 대부분 의대로 돌아가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 의전원 제도는 사실상 실패한 정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 절반이 의대로 전환, 지방대는 관망
의대와 의전원을 병행 중인 12개 대학 가운데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중앙대, 동아대, 영남대 등 6개 대학은 의전원 존치 여부가 대학 자율에 맡겨지면 의대로 돌아가겠다고 대답했다. 이공계 황폐화, 의대와 의전원 사이의 학력 격차 등이 심각한 만큼 본래의 의대 체제로 돌아가겠다는 것. 서성옥 고려대 의대 학장은 “내부적으로 문제가 많다고 보고 1년 전 찬반 투표를 시행했는데 72%의 교수들이 의대 체제 전환에 찬성했다”고 말했다. 성균관대와 한양대, 동국대는 최종적으로 결론을 내지 않았다며 대답은 보류했지만 “내부적으로 의대를 선호하는 분위기”라고 밝혔다.
반면 아주대, 충북대, 전남대 등 3개 대학은 “교과부의 발표를 본 뒤 교수회의를 열어 논의할 것”이라며 조심스러워했다. 한 지방대 의대 학장은 “교과부에서 의전원으로 완전히 돌아서는 대학들에 내놓을 지원책을 보고 신중하게 향후 계획을 따져볼 것”이라고 전했다. 교과부 관계자는 “시간차가 있겠지만 95% 이상의 대학들이 의대로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 현실에 맞지 않는 제도라는 비판이 많았다”고 말했다.
의전원 시험을 준비해온 학생들은 혼란스러운 표정이다. 지방대 의대 진학을 고민하다 서울 상위권 대학 생명공학부에 입학해 서울의 의전원을 준비해오던 대학생 배모 씨(24)는 “진학하고 싶은 학교의 의전원이 문을 닫을지 몰라 공부가 손에 잡히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니던 학원을 그만두거나 공부를 계속하더라도 시험 유형이 비슷한 로스쿨 시험으로 전환하는 학생들도 등장하고 있다.
의전원 재학생들도 뒤숭숭하기는 마찬가지다. 서울 소재 의전원 재학생 김모 씨(27)는 “입학하자마자 폐지한다는 말이 나돌고 있는데 이럴 거면 애초 의전원을 왜 시작했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2005년 의전원이 도입되면서 의학교육기관은 의전원으로 완전 전환한 대학(가천의과대, 건국대, 경희대, 경북대, 부산대, 이화여대 등 15개)과 의대·의전원 병행 대학 12개, 의대 체제를 고수하는 대학(관동대, 단국대, 연세대 원주캠퍼스 등 14개) 등 3가지가 존재하고 있다. 의대·의전원 병행 대학들이 모두 의전원을 폐지할 시 현재 3013명 중 54.5%(1641명)인 의전원의 정원 비율은 38% 수준으로 떨어진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장관석 기자 j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