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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 골프투어 인기 ‘이글이글’

입력 | 2010-06-29 03:00:00

부킹 전쟁 피하고, 40% 싼값에 티샷




18일 오후 7시 48분 경남 양산시 어곡동 에덴밸리컨트리클럽(CC). 김모 씨(51)를 비롯한 고교 동창생 12명은 3개월에 한 번씩인 정기모임을 이곳에서 라운드로 대신했다. 모임 때마다 저녁식사와 술, 노래방이던 코스를 색다르게 해보자는 한 친구의 제안을 받아들인 것. 골프 실력은 들쭉날쭉이었지만 마음만은 유쾌했다. 이들은 1, 2, 3번홀에서 동시에 티업(샷건 방식)해 4시간여 동안 라운드를 한 뒤 부산시내로 이동해 맥줏집에서 간단하게 한잔 하고 헤어졌다.

바람을 가르며 더위를 식히고 골프도 즐기는 ‘야간 골프투어’가 전국 골프장으로 퍼지면서 골퍼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골퍼들은 더위를 피하는 즐거움을 누리고, 회사 측은 이익을 창출할 수 있어 수요, 공급자 모두 대만족이다.

에덴밸리CC 김병실 총괄운영팀장(37)은 “5월부터 주중 야간 라운드를 개장해 금융계 법조계 의료계 회사원 등 각계각층으로부터 큰 인기를 끌고 있다”며 “특히 금요일 저녁에는 예약이 밀리지만 관리문제 때문에 다 소화하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조명시설을 보강한 이 골프장은 오후 7시 이후부터 평일에는 20팀, 금요일에는 30팀의 야간라운드 팀을 소화하고 있다. 골프요금도 정상가격보다 40% 정도 싼 8만 원 선. 야간이란 특수성 때문에 경기보조요원의 봉사료만 1만 원 더 비싸다.

경북 경주시 감포읍 제이스CC는 주력상품이 야간라운드일 정도로 야간골프(플렉시블)가 활성화돼 있다. 주중에는 오후 6시부터, 토요일에는 오후 7시부터 라운드가 시작된다. 요금은 요일에 따라 6만∼8만 원 선이다. 경주시 경주CC도 5월부터 11월 15일까지 야간상품을 운영한다. 라운드 시간은 오후 7시에서 오후 8시 38분까지로 30팀을 소화한다.

부산 기장군 일광면 아시아드CC는 다음 달 1일부터 9월 말까지 비회원을 중심으로 주중 야간상품인 ‘나인홀 아카데미’를 운영한다. 오후 4시부터 15개 팀을 소화할 예정이며, 요금은 7만 원 선. 아시아드CC 김도형 이사(50)는 “전국 주요 골프장마다 조명시설을 보강해 다양한 야간상품을 내놓고 있다”며 “야간경기는 단점도 있지만 예약 전쟁을 피해 시원하게 골프를 즐길 수 있는 장점이 더 큰 것 같다”고 설명했다.

부산=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