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러스’ 연장 승리뇌질환 아내와 감격포옹크리스티 커, LPGA 1위로
골프에서 흔히 드라이버는 쇼, 퍼트는 돈이라고 한다. 괴력의 장타자 버바 왓슨(32·미국)은 누구보다 이 말이 귀에 거슬렸을 듯하다. 폭발적인 장타를 지녔지만 우승과는 좀처럼 인연을 맺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런 왓슨이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122번째 도전 만에 첫 우승 트로피를 안았다. 193cm, 83kg의 탄탄한 체격을 갖춘 그는 지난해 뇌질환 진단을 받은 아내와 포옹하며 눈물을 펑펑 쏟았다. 무관의 설움을 푼 감격이 컸다.
28일 미국 코네티컷 주 크롬웰의 리버하이랜즈 TPC(파 70)에서 끝난 트래블러스 챔피언십 4라운드. 왼손잡이 왓슨은 4타를 줄여 합계 14언더파 266타로 코리 페이빈, 스콧 버플랭크(이상 미국)와 동타를 이룬 뒤 연장 두 번째 홀에서 이겼다. 전날 선두와 6타 차 열세를 뒤집은 짜릿한 역전 우승이었다.
하지만 정확성과 쇼트 게임 능력이 떨어져 준우승만 4차례 했을 뿐 우승이 없었다. 이번 대회에서는 드라이버를 평균 321.3야드나 보내면서도 66.1%의 페어웨이 안착률에 라운드당 평균 27개의 퍼트만 해 우승할 수 있었다. 18번홀(파4)에서는 카트 도로에 맞기는 했어도 티샷을 396야드 보낸 뒤 버디를 잡아 연장전에 합류했다.
한편 크리스티 커(미국)는 여자 골프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인 웨그먼스 LPGA챔피언십에서 합계 19언더파로 우승했다. 2위 김송희(하이트)를 12타 차로 제친 완승이었다. 커는 미야자토 아이(일본)를 제치고 생애 첫 세계 1위에 올랐다. 맹장수술 후 복귀한 신지애는 미야자토와 대회 공동 3위에 오르며 커와 치열한 3파전을 예고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