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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력 장타 왓슨 “첫 트로피, 아내에게”

입력 | 2010-06-29 03:00:00

‘트래블러스’ 연장 승리
뇌질환 아내와 감격포옹

크리스티 커, LPGA 1위로




골프에서 흔히 드라이버는 쇼, 퍼트는 돈이라고 한다. 괴력의 장타자 버바 왓슨(32·미국)은 누구보다 이 말이 귀에 거슬렸을 듯하다. 폭발적인 장타를 지녔지만 우승과는 좀처럼 인연을 맺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런 왓슨이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122번째 도전 만에 첫 우승 트로피를 안았다. 193cm, 83kg의 탄탄한 체격을 갖춘 그는 지난해 뇌질환 진단을 받은 아내와 포옹하며 눈물을 펑펑 쏟았다. 무관의 설움을 푼 감격이 컸다.

28일 미국 코네티컷 주 크롬웰의 리버하이랜즈 TPC(파 70)에서 끝난 트래블러스 챔피언십 4라운드. 왼손잡이 왓슨은 4타를 줄여 합계 14언더파 266타로 코리 페이빈, 스콧 버플랭크(이상 미국)와 동타를 이룬 뒤 연장 두 번째 홀에서 이겼다. 전날 선두와 6타 차 열세를 뒤집은 짜릿한 역전 우승이었다.

왓슨은 2006년 PGA투어에 데뷔해 3년 연속 드라이버 비거리 1위에 올랐다. 올 시즌에도 305.9야드로 1위. 로프트 7.5도짜리 핑 G15 드라이버를 쓰는 그의 볼 속도는 시속 310km에 이른다. 워낙 강하게 공을 치다 보니 헤드가 견디지 못해 1년에 드라이버를 10개 이상 교체할 정도. 장갑도 천연 가죽을 쓰는 대부분 프로와 달리 접착력이 강한 합성피 제품인 풋조이 스파이더2를 사용한다.

하지만 정확성과 쇼트 게임 능력이 떨어져 준우승만 4차례 했을 뿐 우승이 없었다. 이번 대회에서는 드라이버를 평균 321.3야드나 보내면서도 66.1%의 페어웨이 안착률에 라운드당 평균 27개의 퍼트만 해 우승할 수 있었다. 18번홀(파4)에서는 카트 도로에 맞기는 했어도 티샷을 396야드 보낸 뒤 버디를 잡아 연장전에 합류했다.

한편 크리스티 커(미국)는 여자 골프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인 웨그먼스 LPGA챔피언십에서 합계 19언더파로 우승했다. 2위 김송희(하이트)를 12타 차로 제친 완승이었다. 커는 미야자토 아이(일본)를 제치고 생애 첫 세계 1위에 올랐다. 맹장수술 후 복귀한 신지애는 미야자토와 대회 공동 3위에 오르며 커와 치열한 3파전을 예고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