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언론 “활발한 외교전으로 韓美와 공조”
간 나오토(菅直人) 일본 총리가 천안함 침몰사건과 관련해 북한을 강하게 비난하는 등 대북 강경 국제여론 만들기에 앞장섰다고 일본 언론이 전했다. 특히 간 총리는 대북 비난결의에 소극적인 중국과 러시아를 대상으로 활발한 외교전을 펼쳐 한국 미국과 철저한 외교공조를 과시했다.
28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주요 8개국(G8) 및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캐나다를 방문하고 있는 간 총리는 26일(현지 시간) 열린 G8 정상회의에서 기조 연설자로 나서 “북한에 의한 천안함 침몰은 용인할 수 없는 행위다. G8은 의연한 태도로 임해야 한다. 비난할 일은 비난해야 한다”고 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G8 정상회의 사무국은 간 총리의 이 같은 발언을 토대로 참가국 간 의견 절충에 나서 G8 공동선언에 ‘공격을 비난한다’는 문구를 명기하는 데 성공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간 총리는 G8 정상회의가 열린 다음 날인 27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하는 자리에서 유엔 안보리의 북한 비난 결의안 채택에 협조해줄 것을 요청했다. 간 총리는 이 자리에서 “북한의 행위는 지역의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로 도저히 용인할 수 없다. 안보리에서도 북한에 명확한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 중국에 전향적 대응을 요청한다”고 촉구했다. 하지만 후 주석은 이에 대해 “천안함 사건은 매우 불행한 일이지만 대국적 견지에서 냉정하게 대처하고 싶다”며 종전 입장을 고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간 총리는 ‘소비세 10% 인상 발언’에 일본 국민이 거부감을 나타내면서 지지율이 하락하자 당초 발언에서 후퇴했다. 그는 27일 토론토에서 수행기자단과의 기자회견에서 “소비세 인상 문제를 초당파적으로 논의해보자는 것이 참의원 선거공약”이라며 “소비세 10% 인상은 공약이 아니다”고 말했다. 일본 언론은 소비세 인상 문제가 참의원 선거쟁점으로 부각되면서 내각 지지율이 예상 밖의 큰 폭으로 하락하자 발언 수위를 낮춘 것으로 풀이한다. 28일 요미우리 여론조사(25∼27일)에 따르면 간 내각 출범 직후 64%였던 내각지지율이 50%로 떨어졌다.
도쿄=김창원 특파원 chang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