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역 경찰관들이 최근 여대생 납치살해 사건의 수사과정에서 총체적 부실을 드러낸 데 이어 경찰 간부들이 술에 취해 동거녀를 폭행하거나 도박판을 벌인 것으로 드러나 기강 해이가 심각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29일 대구지방경찰청에 따르면 동부경찰서 강모 경위(55)와 북부경찰서 김모 경위(54)는 지난 2월 대구 북구 침산동 한 부동산 사무실에서 평소 알고 지내던 민간인 3명과 함께 포커 도박을 벌였다.
이에 따라 경찰은 이날 오전 징계위원회를 열고 강 경위와 김 경위에 대해 중징계에 해당하는 해임 처분을 의결했다.
박 경위는 당시 동거녀의 얼굴을 주먹으로 때린 혐의가 적용돼 입건됐다.
현장에 출동한 관할 지구대 직원들은 단순한 부부싸움이라는 이유를 들어 특별한 조치 없이 되돌아갔다가 동거녀가 또다시 신고를 하자 뒤늦게 박 경위를 연행한 것으로 알려져 '제식구 감싸기'란 지적도 받고 있다.
대구경찰은 지난 23일 대구 수성구에서 여대생 이모 씨(26)가 납치된 뒤 몸값을 요구하는 피의자 김모 씨(25)의 차량을 확인, 30여m 앞까지 접근하고도 김씨를 놓친데 이어 곧바로 검문검색조차 실시하지 않아 결과적으로 이씨의 피살을 막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이외에도 지난 16일 새벽 이씨가 피랍된 인근 지역에서 귀가하던 A(26.여)씨가 납치·살해범 김씨에 의해 납치됐다가 탈출한 사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경찰이 단순 폭행사건으로 수사해 물의를 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