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는 29일 오후 세종시 수정안에 대한 본회의 표결에 앞서 네 번 째 반대토론자로 단상에 올랐다. 2005년 4월 교섭단체 대표연설 이후 5년2개월만의 본회의장 발언이다.
박 전 대표는 "정치권에서 시작된 문제로 갈등과 분열이 커져 국민께 매우 죄송스럽다"면서 "오늘 표결을 끝으로 더 이상 소모적인 논쟁을 접고 새로운 미래로 나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수정안이 부결되면 자족성 강화를 위한 더 이상의 조치는 없을 것이라는 말이 있는데 안타깝다"면서 "원안에 이미 자족기능이 다 들어 있다. 그것을 구체화하는 정부의 실천 의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전 대표의 반대토론 참여는 본회의 개의 직후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직접 나선 것은 그만큼 세종시 원안 추진의 필요성에 대한 소신이 강고하다는 것을 방증한다는 분석이다. 이날 의상도 `전투복'이라 불리는 회색 바지 차림이었다.
박 전 대표는 지난해 9월 수정안 문제가 불거진 뒤 정부의 수정안 추진에 맞서왔다.
수도권 과밀해소와 국토균형발전을 위해 원안이 반드시 필요하고, 한나라당은 이미 수차례의 각종 선거를 통해 이를 국민에게 되풀이해 약속해온 만큼 원안을 지켜야 한다는 것.
결국 박 전 대표는 지방선거 패배로 동력이 상실된 수정안이 본회의 표결을 통해 역사 속으로 사라지기 직전, 원안을 고수했던 상징적 인물로서 직접 수정안에 종지부를 찍었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박 전 대표의 반대토론이 표결을 앞두고 친박계 의원들의 표를 단속하는 역할도 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