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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제54회 국수전…타협은 했지만

입력 | 2010-06-30 03:00:00

○ 최철한 9단 ● 김기용 5단
예선 결승 1국 5보(93∼113) 덤 6집 반 각 3시간




백 ○에 대해 흑이 어떤 식으로든 직접 응수하면 중앙 흑 대마가 무사하기 어렵다. 그래서 김기용 5단은 백 ○를 무시하고 흑 93으로 붙여 역으로 응수를 묻는다. 상대가 이처럼 저돌적으로 대시할 때 물러서야 할지, 맞받아쳐야 할지 올바르게 판단하는 게 실력이다. 최철한 9단은 백 94로 맞받아치는 쪽을 택한다. 주변 상황이 유리한 데다 여기서 흑의 기를 한번 꺾어줘야 한다는 생각이다. 최 9단의 판단은 옳았다. 흑은 맞끊지 못하고 95로 물러선다. 백 96으로 진군하자 흑의 모양이 허물어지기 일보직전이다.

김 5단은 고개를 살짝 젓더니 흑 97로 묘한 곳을 붙여간다. 이 수가 성립한다기보다는 다른 수가 잘 안되니까 일말의 기대를 갖고 둔 수다. 최 9단은 손을 돌려 호흡을 고른다. 백 98은 흑에게 중앙 흑 돌을 보강하라는 뜻이다. 그러면 백은 101의 곳에 두어 실리 차를 더욱 벌린다. 김 5단은 흑 101로 백의 타협책을 거부했다. 그러자 백 102부터 112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된다. 백은 중앙 흑을 잡고 흑은 상변에 집을 얻었다. 흑 111로 참고도처럼 중앙을 연결하면 백 8까지 흑이 망한다. 이 변화의 득실은 서로 불만 없지만 백의 유리함이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흑 113의 침입은 의외처럼 보이지만 탈출구가 두 군데가 있어 가능하다고 본 수. 하지만 좌하 흑이 약해 113이 살아가는 동안 좌하 흑이 피해를 볼 수 있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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