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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T스토리’ 소통 모델로 떠올라

입력 | 2010-06-30 03:00:00

기업블로그 개설 2년만에 ‘대화하는 기업’ 변신 일등공신
회사정보 올려 루머 바로잡아… 트위터 실시간 대화도




2년 만에 100만 명이 넘는 누적 방문자가 다녀갔고, 660여 편의 글과 동영상이 올라왔다. 30일 개설 2주년을 맞는 SK텔레콤의 기업블로그 ‘T스토리’ 얘기다. 지금도 이 블로그에는 하루 2000여 명의 소비자가 찾아온다. 이곳에 올라오는 글은 SK텔레콤에서 나오는 새 휴대전화 소개, SK텔레콤의 신사업전략 등 기업을 알리는 내용이다. 하지만 소비자는 기꺼이 이런 글을 보기 위해 이 블로그를 찾는다. 일방적인 광고와는 달리 블로그라는 ‘소셜미디어’를 활용해 기업과 고객이 서로 대화하는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2년 전 국내 10대 대기업그룹 계열사 가운데 처음으로 기업블로그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네이버나 다음, 구글 같은 인터넷 검색서비스에서 SK텔레콤 관련 내용을 검색했을 때 사실과 다른 소문이 먼저 검색되는 것을 바로잡겠다는 의도였다. 인터넷의 소문은 일일이 바로잡기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믿을 수 있는 정보’를 먼저 제공하자는 것이었다. 구글과 네이버 등 인터넷 검색엔진은 여러 웹사이트에서 동시에 인용되는 권위 있는 공식 사이트에 ‘검색 가중치’를 부여해 검색 결과 위쪽에 올려준다. 이 덕분에 SK텔레콤이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믿을 만한 정보를 꾸준히 올리자 잘못된 소문에 대해서도 빠르게 반박하고 나쁜 소문을 진화하는 게 가능해졌다.

실제로 이 회사는 ‘비비디바비디부’라는 광고 문구가 이상한 주문이라는 인터넷 루머가 돌 때 블로그를 통해 이를 반박했다. 히브리어 전공의 대학교수에게 자문까지 하며 반박 근거를 소개하자 인터넷의 잘못된 소문은 빠르게 진화됐다.

블로그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법도 찾아냈다. 블로그 개설 초기에 진행했던 SK텔레콤 CF 모델 최다니엘 씨의 인터뷰가 그 계기였다. 최 씨가 ‘지붕 뚫고 하이킥’이라는 시트콤으로 큰 인기를 얻자 SK텔레콤 블로그 방문자도 급증했던 것이다. 당시 블로그 담당자들은 도대체 왜 방문자가 늘어나는지 모르다 뒤늦게 이유를 발견했다. ‘최다니엘’ ‘하이킥’ 등의 검색어를 입력한 뒤 나타난 검색결과에서 T스토리를 찾은 고객이 많았던 것이다. SK텔레콤은 이런 검색어 유입 경로를 파악해 T스토리에서 소비자 사이에 화제가 되는 내용을 모니터할 수 있게 됐다. 이는 젊은 세대를 대상으로 하는 마케팅에 바로 활용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다.

또 블로그를 운영하면 누리꾼 가운데 누가 영향력이 있는지를 파악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온라인에서 많이 읽히고 화제를 만드는 블로그를 운영하는 사람들은 링크를 통해 다른 사이트의 정보를 알린다. 이런 블로거가 SK텔레콤 T스토리의 글을 링크하면 이 링크를 클릭해 T스토리를 찾아오는 방문자가 늘어나게 된다. 파워 블로거들은 온라인에서 소문을 만들고, 기업에 대한 이미지를 형성하는 중요한 사람들인데 이들에 대한 정보를 기업이 파악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SK텔레콤은 이런 경험을 활용해 최근에는 다양한 트위터 계정을 만들어 트위터 사용자들과의 실시간 대화도 진행하고 있다.

T스토리를 운영해 온 SK텔레콤 홍보기획팀의 배성호 매니저는 “블로그는 기업이 일방적이고 편파적인 정보를 제공한다고 여기는 불특정 다수의 고객에게 기업과 대화할 수 있는 통로를 제공한다”며 “기업도 고객의 불만을 빠르게 들을 수 있는 이점이 있다”고 말했다.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