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금융소비자 보호기구, 금감원과 별도로 설치 검토”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이 같은 내용을 뼈대로 한 ‘금융소비자보호법 제정 기본방향’ 용역보고서를 29일 발표했다. 금융위원회는 이를 참고해 금융소비자보호법 제정안을 만든 뒤 연내 국회에 제출할 방침이다.
지금까지는 설명을 제대로 듣지 못한 채 금융상품에 가입해 손해를 봤을 때 고객이 판매 직원의 과실을 입증해야만 보상을 받을 수 있었다. 법안이 제정되면 판매한 쪽에서 투자 상품에 대해 충분히 설명했다는 사실을 입증해야 한다. 판매한 금융회사에서 이를 입증 못하면 고객의 손해액을 보상해야 한다.
정순섭 서울대 금융법센터 교수는 “금융상품 판매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돼 판매업자 규제를 강화한 것”이라며 “다만 규모가 작은 판매업자는 보상할 능력이 떨어지므로 기준에 대한 논의가 좀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또 동일한 금융상품에 대해 불완전판매 피해를 본 소비자들이 집단소송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5000만 원 이하인 소액 금융 분쟁에 대해서는 금융회사가 중재결과를 무조건 따르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 대상에 포함했다.
금융위는 보고서의 제안에 따라 금융감독원과 별도로 금융소비자보호업무를 전담하는 조직을 만드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금융회사의 건전성 감독과 금융소비자 보호를 서로 다른 조직에서 담당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금융소비자 보호 조직을 별도로 만드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라고 말했다.
하지만 조직을 분리할 경우 두 조직의 의견 조율이 힘들고 현재의 금융감독 조직을 전면 개편해야 한다는 현실적 제약도 있어 계획대로 추진될지는 미지수다. 금감원은 별도의 소비자 보호기구 설립에 대해 “받아들일 수 없다”며 맞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