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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몸 낮추고 검소하게”…7월 1일 민선 5기 단체장 취임식

입력 | 2010-07-01 03:00:00


■ ‘시민 참여’형
오세훈 시장 저소득층 후원 신청 받아
구로구청장 “누구나 오세요” 열린 행사

민선 5기 당선자들의 취임식이 1일 일제히 열린다. 취임식을 하루 앞두고 미리 살펴본 결과 대부분 예산 절감 차원에서 검소한 행사를 준비하고 있었다.

당초 화려한 ‘잔치’를 준비했던 일부 지역도 주민 시선을 의식해 취임 직전 부랴부랴 행사 내용을 변경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1일 오전 10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취임식을 연다. 행사 주제는 ‘시민과 함께 만들어가는 따뜻한 서울’. 취임식장 로비에 저소득층을 위한 복지정책인 ‘희망플러스통장’ 참여 부스를 만들고 현장에서 후원 신청을 받기로 했다. 서울형 복지정책의 혜택을 받아 꿈과 희망을 키워나가고 있는 시민 13명의 특별 합창 공연도 펼쳐진다. 청각장애 2급으로 지난해 서울복지상 장애인 분야 대상을 수상한 안영희 씨(44·여)와 ‘2030청년창업프로젝트’에 선발돼 사회 진출에 도움을 받은 새터민 박영순 씨(36·여) 등이 세종문화회관의 아마추어 연주단 ‘세종나눔앙상블’과 함께 ‘꿈, 날개를 달다’라는 곡을 부른다.

이성 서울 구로구청장은 별도로 초청 인원을 한정짓지 않고 구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열린 구청장 취임식’을 준비 중이다. 취임식장인 구청 광장에는 구로구 지도 모양으로 만든 ‘구정 아이디어 건의 보드’를 설치해 구민 의견을 듣기로 했다.

김영배 서울 성북구청장 취임식장도 구민들이 직접 적어 넣을 수 있는 ‘응원 메시지 보드’를 준비하고 행사 중 주민들이 구청장에게 바라는 건의사항을 직접 낭독하는 순서를 마련했다.


■ ‘무한 섬김’형
김문수지사 의정부 가능역서 무료급식
강동구청장 화환대신 생필품 받아 기증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의정부시 수도권 전철 1호선 가능역 광장에서 취임식을 열기로 했다. 도청 소재지인 수원이 아닌 의정부를 장소로 택한 데에는 상대적으로 낙후된 경기 북부 지역을 배려하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취임식에는 한센촌 주민과 새터민, 장애인, 다문화가족 등 소외계층 200여 명이 참석한다. 도민 대표들과 함께 ‘무한섬김’이라고 적힌 떡 케이크 절단 행사를 마친 뒤엔 도지사 내외가 참여한 가운데 무료급식 배식 행사가 열린다.

유덕열 서울 동대문구청장은 취임식에서 단상이 아닌 초청 구민들과 함께 앉을 예정이다. 동대문구 측은 “경로당 어르신을 비롯해 장애인과 다문화가족 등 다양한 서민 대표들이 참석할 예정이어서 이들을 주인으로 섬기겠다는 낮은 자세를 보여주고자 했다”고 말했다. 검소한 취임식을 위해 행사 절차를 줄이고 얼음조각상 등도 행사 준비품 목록에서 뺐다.

이해식 서울 강동구청장은 축하화환 대신 쌀과 치약, 비누, 화장지 등 생필품 등을 받아 관내 기초생활수급자나 홀몸노인, 소년소녀가장 등에게 기증하기로 했다.


 ■ ‘앗 뜨거워’형
가수등 초청 추진했다 주민 눈총에 축소
구속된 중구청장 ‘2000만원 행사’ 취소

‘축배형’ 취임식을 준비했다 주민 시선에 움찔해 규모를 대폭 축소한 경우도 적지 않다.
박형상 서울 중구청장 당선인은 당초 예산 2000만 원을 들여 가수 장사익 씨와 국악인 안숙선 씨를 초청해 충무아트홀에서 취임식을 치를 계획이었다. 하지만 지난달 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구속되면서 취임식 자체가 취소됐다. 중구는 권한 대행 중인 부구청장 주재로 구청 강당에서 직원 조례만 간단히 진행할 예정이다.
식전행사에 가수 이선희 씨를 섭외했던 중랑구도 지나치게 화려해 보인다는 지적에 무대를 취소했다.
중랑구 측은 “당초 취임식 비용으로 1900만 원가량을 예상했으나 가수섭외비 등이 빠지면서 500만 원 안팎으로 조정됐다”며 “행사에는 구민이자 구 홍보대사인 트로트 가수 이혜리 씨만 참석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성호 대전대 행정학과 교수는 “요즘처럼 지방재정이 열악한 시기에 큰돈을 들여 취임식을 개최하는 것은 전시행정의 표본으로 보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박진우 기자 pj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