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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벌써 출구전략?… 대출금리 일제히 상승

입력 | 2010-07-01 03:00:00

금리인상 예고에 조달비 늘어
주택담보 최대 0.26%P 올라
채권금리 오르며 비용 늘자
회사채 발행은 급격히 줄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금융회사가 앞 다퉈 대출금리를 올리고 있다. 채권시장에서도 시장 금리가 오르면서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이 어려워지고 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은 5월 중 사상 최저 수준까지 떨어진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이번 주 일제히 올렸다.

국민은행은 양도성예금증서(CD), 은행채 등 각종 자금조달 비용에 연동한 대출금리를 모두 올렸다. 인상폭은 최대 0.23%포인트에 이른다. 신한은행도 변동형 대출금리를 최대 0.26%포인트까지 올렸으며 우리은행은 고정금리를 0.11%포인트 인상했다.

시중은행은 주택대출의 주류로 자리 잡고 있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연동 대출도 비중이 적은 잔액 기준 대출금리를 내리는 대신 비중이 큰 신규 기준 대출금리는 올렸다.

대출금리가 이처럼 오르는 것은 시장금리가 올해 초부터 이어진 하락 추세를 접고 빠르게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채와 정기예금 금리가 오르면서 금융회사의 자금 조달 비용이 비싸지고 이에 따라 대출금리도 올라가고 있는 것.

시장금리의 대표격인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1월 초 4.44%에서 6월 초 3.57%까지 떨어졌지만 6월 중 급상승하며 28일은 3.95%까지 치솟았다. 3년 만기 회사채(AA―등급) 금리도 같은 기간 5.56%에서 5월 말 4.45%로 하락했으나 6월에 4.84%까지 올랐다.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기업의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도 줄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5월까지 회사채 발행이나 유상증자를 비롯한 직접금융을 통한 기업의 자금조달액은 51조6273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58조1398억 원보다 11.2% 줄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위축됐던 기업공개는 생명보험사와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 상장으로 462.7% 급증했지만 유상증자는 61.2% 감소해 주식을 통한 전체 자금 조달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4조2950억 원보다 8.2% 감소한 3조9422억 원에 머물렀다.

또한 일반 회사채 발행은 31.6%, 자산유동화증권(ABS)은 51.5% 각각 줄면서 전체 회사채 발행액도 작년 같은 기간의 53조8448억 원에서 47조6851억 원으로 11.4% 감소했다.

저금리 기조가 계속되던 연초까지 활발하던 회사채 발행이 최근 금리가 높아지면서 발행비용 부담이 늘어나자 급감하고 있는 것. 특히 신용등급 ‘AA’ 이상 기업은 여전히 어느 정도 회사채를 발행하고 있지만 ‘A’ 이하 기업은 높은 금리를 원하는 투자자와 저금리로 발행하려는 기업의 요구 차이가 커서 발행이 거의 끊긴 상태다.

이재승 NH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작년 말부터 올해 초까지 채권금리가 과도하게 떨어진 데 따른 반작용이 나타나고 있는 데다 기준금리 인상, 유럽발 금융위기, 건설사 신용리스크 상승 등 불안요소가 여전히 많아 단기적으로 회사채 금리가 안정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